Page 38 - 메타코칭 공토 2024-03 챌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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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코칭 인지훈련 챌린지 2024-03
- 문단 별 중요한 핵심구절에 밑줄치고 요약한다.
메타분석력 - 논리적인 흐름을 연결하고 전체적인 주제를 파악한다.
증기
책방은 내가 자주 가는 곳이다. 지난 십여(十餘) 년 간에 변화된 것의 하나로 책들의 얼굴
표정을 들 수 있다. “견고(堅固)하게 만들었으니 오래 두고 보십시오.”라는 표정을 지닌 책들은 점점
사라져 가고, “가볍게 읽고 가볍게 버리십시오.”라는 얼굴을 내밀고 있다. 책들이 점점 늘어나면서 그
중에는 일회용(一回用) 책들도 많아지고 있다. 오래 되어 반질반질 윤이 나는 가구(家具)들이
사라지듯, 견고한 책들도 사라지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일회용 물건들의 출현(出現)이 나쁜 면(面)만 가지고 있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일회용 라이터는 귀중품(貴重品)을 소유하는 괴로움으로부터 우리를 해방시켜 주고, 일회용
주사기는 간염으로부터 우리를 지켜 준다. 얇은 표지의 책은 어떤가? 책 값을 내리는 데
원동력(原動力)이 된다면, 기꺼이 참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일회용은 편리하고 현대적이다. 그러나 거기에도 문제는 있다. 일회용 물건을 사용하는 우리의
정신 상태가 인간 관계에 그대로 옮겨질 때에 문제가 생긴다. 인간의 정신은 그 무엇보다도 습관에
약하다. 한 번 물건을 쓰고는 미련 없이 버리는 습관이, 사람을 자기가 필요할 때에 이용하고 미련
없이 버리는 풍조를 낳고 있지나 않은지? 생각해 볼 일이다. 사람을 ‘너’로 보지 않고 ‘그것’으로
보는 정신의 메마름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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