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8 - 메타코칭 공토 2024-03 어드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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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코칭 인지훈련 어드밴스 2024-03
메타분석력 - 문단 별 중요한 핵심구절에 밑줄치고 요약한다.
- 논리적인 흐름을 연결하고 전체적인 주제를 파악한다.
증기
1700년대 영국문단을 주름잡았던 시인 포프는 뛰어난 시적 감각과 재능에 비해 외모는
보잘 것 없이 초라했다. 등이 잔뜩 굽은 그의 키는 137cm였다. 이러한 신체적 기형은 어릴
때부터 몸을 돌보지 않고 책을 읽었기 때문이었다. 가난한 직물도매상의 아들로 태어난
포프는 독학으로 그리스어, 이탈리아어, 프랑스어를 깨우쳐 대문호들의 책을 원서로 읽었고
그 시인들의 시를 끊임없이 모방하면서 습작을 했다. 그 결과 포프는 채 스무 살이 되지
않아서 자신의 시집을 엮어 낼 수 있었지만 결핵에 감염되어 몸이 망가진 뒤였다.
문단의 호평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외모는 많은 사람들에게 실망을 안겨주었다.
이 때문에 포프는 심한 정신적·신체적 고통에 괴로워했으나 사람들 앞에서는 마음을 전혀
내비치지 않았다. 그의 표정은 언제나 우아했으며 부드러운 눈매는 묘한 매력을 풍길
정도였다. 사람들은 차츰 그와 그의 시 모두를 좋아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포프가 한 연회에 참석했을 때였다. 연회장에 포프가 들어서자
여기저기서 존경의 박수가 터져나왔다. 포프는 미소를 지어보이며 자연스럽게 사람들과
어울렸다. 그런데 한 사내가 비웃는 듯한 표정으로 포프를 쳐다보며 물었다.
“당신의 아버지는 옷감 파는 상인이라던데……. 고생하셨겠군요.”
그 사내는 하층 집안 출신인 포프가 많은 사람들 앞에서 부끄러움을 당하는 것을 보고
싶었던 것이다. 사내의 큰 목소리는 주위에 있던 사람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포프는
부드러운 눈길로 사내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확실히 제 부모님은 하찮은 장사꾼에 불과한 사람들이었죠. 하지만 내 얼굴을 붉히게
하는 부끄러운 일은 단 한 번도 하지 않았습니다. 자식 된 저도 보시는 바와 같이 부모님을
울린 경험은 결코 없습니다. 이만하면 충분하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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