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 - 생명의 샘가 2022년 5-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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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마음

               가끔 늙으신
               어머님이 계신 시골집에 가면
               오랜 가뭄에 비 만난 마른 논처럼
               주름진 얼굴 깊은 곳에서
               자식 만난 웃음이 배어 나옵니다.

               손자가 그리도 좋은 지,
               유난히 손자를 좋아하시는
               어머니를 향해 딸은
               "할머니는 동생만 좋아한다."고
               역정을 냅니다.

               그러나 손자는
               할머니의 마음을 아는지,
               할머니보다 강아지와 놀기 좋아하며
               간섭하는 할머니가 싫다고
               접근하려 하지 않습니다.


               어머니는                         먼 길 가도
               자식의 작은 눈빛 하나에도               별 할 이야기 없이
               표정이 달라지는데                    밥 한 끼 먹고 오지만
               나는 그저 자식이라는 이유 하나로           떠나올 땐 차가 멀리 갈 때까지
               어머니의 표정을 잊고 살아갑니다.           어머니는 길거리에 서 있습니다.

                                            길을 떠나는
                                            자식의 마음은
                                            그저 하루면 떠나는 아픔을 잊지만
                                            보내는 늙은 어머니의 아픔은
                                            주름진 세월만큼 오래갑니다.


                                            김필곤 목사
                                            (열린교회 담임, 기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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