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 - 송기수 작품전 2023. 5. 17 – 5. 23 경인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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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물 20-A 33x24cm
Oil on canvas
작가 노트
미술에 대해 관심을 갖었던 건 어릴 적부터 그리기와 그림책
보는 걸 좋아해서 인지 중학교 때 미술부에서 서양미술 르네
상스시대 명화책을 접하고부터 원근법과 사실적 묘사에 감동
과 충격을 받고 특히 17세기 네덜란드화가 바르크 시대의 대
표작가 렘브란트의 자의적 빛과 어둠을 대비한 야경 작품을
보고 자극받아 이때부터 화가의 길을 가야겠다는 꿈을 키웠
다. 하지만 사춘기 중학생 시절에 아버님의 사업실패로 어려
운 집안 형편상 미술대 진학은 꿈도 못 꾸었다.
그런 중에도 꿈은 접을 수 없어 방황하던 난 1960년대 후반
에 미국에서 일어난 새로운 미술 경향의 하나인 하이퍼 리얼
리즘(Hyperrealism)은 마치 사진과 같은 철저한 사실 묘사를 특징으로 한 미국작가 척클로스의 인물화를 극사실주의로
묘사한 작품집을 보고 충격과 잠재된 화가로서의 욕망은 더욱 커졌다. 이에 자극받아 미대 다니는 친구 화실에서 뎃상
연습과 습작을 틈나는 대로 열중했다. 그러던 중에 미술공모전(1981년)인 민전을 시작으로 중앙미전(중앙일보주체), 경
기미전, 국전 등에 출품하여 연이은 입상하는 쾌거를 이루었지만 이론에 대한 목마름과 자신만의 미술개론을 정립하지
못하는 학문적 이론에 한계를 맛보곤 했다.
나의 미술활동은 유기적 접변 속에서 예술의심미적관념과 다양성변화, 가치관 혼란까지, 경험적 세계를 넘어서 idea적
작품개념을 정립하기 위해 노력도 하지만 아직도 방황한다. 60대를 넘어선 나이 이제서야 조금은 알 것 같은 예술세계
지금 화가로서 길을 걷고 있는 나 자신을 위해 작품개념을 정립 심화할 수 있는 길을 고민하던 중 한국방송통신대 문화
교양학과 전공을 택한 것도 그중 하나이다.
미술은 고령사회에서 시니어들의 창의성과 호기심을 충족시킬 수 있는 평생교육으로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사
회와 역사를 반영한 예술 작품은 개인의 삶과 연결 지어 과거를 회상하거나 새로운 가치관을 정립할 수 있는 인간과 사
회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체험적 교육을 진행하거나, 기타 예술장르와 결합된 문화교양 프로그램을 실시하여 누구나
적극적으로 문화예술을 향유하고 이를 통해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어야 한다. 이제 나를 위해선 미
술가치는 배움의 평생교육 일환으로서 정신수양과 정서함양 및 이론적 개념을 확립하는 화가로서 자신감을 갖게 하고
작가로 거듭나게 하는 원천이란 걸 느낀다.
초창기에 한국적 문화를 모티브로 사실적 묘사에 치중했던 나의 작품은 언제부터인가 객관성을 넘어 주관적 가치로 서
술적 묘사에만 의존치 않고 절제된 반추상의선과 색면 처리로 회화의 본질성을 찾고자 구상에서 비구상으로 변모해 가는 과
정을 그림 작품을 통해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