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 - 강선미 개인전 2024. 5. 1 – 5. 14 아트가가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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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미 작품세계

               - 간결한 소재 및 구성에 담긴 탐미적인 조형 세계





               예술가에 의해 해석되는 자연의 이미지는 ‘정화’의 의미가 포함된다. 강선미의 작업은 그림 속에 많은 걸 담으려 하기
               보다는 특정의 소재 몇 가지의 구성으로 아주 간결하게 표현한다. 도회지를 벗어나면 마주하는 숲과 그 숲을 이루는 나
               무, 달과 달빛 그리고 의자를 소재로 패턴화하는 구조를 보여주고 있다. 현실에 존재하는 소재들이지만 그의 그림에서
               는 형태를 간명하게 압축하여 함축된 이미지로 표현한다. 마치 어린이 그림처럼 단순한 풍경이지만, 그림이 가지고 있
               는 설득력은 오히려 크기만 하다.


               숲과 나무와 달과 달빛이라는 네 가지 소재는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다. 자연과 우주를 상징하면서 시적인 정서를 발산
               하는 소재들이다. 이 소재들은 바쁜 현대인들에게 시각적인 편안함과 정적인 평온함 그리고 따스하고 평화로운 감정
               을 선사한다. 그림 속에 등장하는 나무는 생명의 기운으로 가득한 자연에 대한 함축적인 표현이다.


               작품의 바탕색은 여러 색채를 섬세한 붓터치로 무수히 쌓아올려서 자연 속 풍요로운 파동을 탄탄하고 밀도있게 표현
               한다. 마치 숲속에 들어섰을 때 몸으로 느끼는, 형언할 수 없는 대자연의 기운을 담고 있는 듯하다. 그의 작품을 형성하
               는 정제된 이미지는 신비롭고 독특한 아름다운 색채를 통해 특별한 아우라를 발산한다. 특히 작품마다 다르게 배열하
               는 이미지 구도에 스미는 깊이감은 탐미적인 시각을 유인하기에 충분하다.


               작품에 표현되는 아름다움은 축적된 기술과 풍부한 미적 감각 그리고 정제된 미의식의 소산이다. 그의 그림에서 대표
               적으로 그려지는 달은 시적인 정서, 즉 문학적인 서정성을 불러들인다. 점선으로 표현되는 이미지는 달빛이 내리는 시
               각적 표현이며 마치 어머니의 품처럼 부드럽게 감싸는 듯 하다. 달빛 아래에 함께 위치한 의자는 특정의 주인이 없는,
               누구에게나 허락된 편하게 쉴 수 있는 자리로서 가장 편안히 심신을 받아들일 수 있는 대자연의 안온한 품을 의미하기
               도 한다.


               나무는 길쭉한 삼각형 형태의 도상이 나열하면 숲이 되고 숲이 커지면 산이 되는 것을 예상할 수 있다. 작품에 따라서
               는 줄기가 보이지 않고 삼각형 형태의 나무 모양만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자로 잰 듯 또는 칼로 자른 듯하게 그리지
               않는다. 다만 서로 크기가 다른 자연스러운 나무들을 같은 이미지로 통일하여 정연하게 나열함으로써 질서의 미가 만
               들어진다.


               나무의 이미지는 구성이나 배치방식에 따라 개별적인 작품으로서의 가치를 가진다. 그의 작업은 소수의 소재 및 이미
               지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조형의 변주를 표현 방법의 하나로 받아들인다. 그는 작품마다 공간구성의 최적의 비례를 찾
               아낸다. 그래서 간결한 소재 및 구성임에도 무언가 부족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만큼 무수히 반복하는 터치의 밀도 높
               은 색조와 깊은 공간감 그리고 심미 표현으로 채워진다.


               그의 작품에 자리하는 명상적인 분위기나 사유를 유도하는 심미 세계는 인간내면이 추구하는 평온한 휴식과 새로운
               시작을 표현하고 있다.


                                                                               - 신 항 섭(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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