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8 - 전시가이드 2024년 04월 이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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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전시





































        Dreaming41001 97.0x162.2cm Mixed media on canvas 2024






                              2024. 4. 11 – 4. 14 부산벡스코(앤갤러리) T.070-7430-3323)






         보이지 않는 것의 속을 보여주는 예술적 명상과                      안 작가의 ‘Dreaming41001’은 ‘Dreaming’ 연작의 하나로, 나는 이 그림에서
         나무의 꿈꾸기                                        위그드라실을 떠올렸다. 중요한 것은 ‘Dream’이 아니라 ‘Dreaming’이다. 만
                                                        일 생명수라는 것을 그림으로 그린다면 그 행위가 동사이어야 함은 너무 당연
        안말환 화가                                          하다. 여기서 안 작가가 실제로 생명수를 그리려고 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무엇보다 ‘Dreaming’ 연작이 모두 ‘Dream’이란 명사에 머물지 않고 ‘Dream-
                                                        ing’ 동사, 정확하게는 동명사를 표방한 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리 말이
                                                        나 영어나 동명사는 명사이지만 동사 성격을 지닌 일종의 특별한 품사이다.
        글 : 안치용 (평론가, ESG연구소장)
                                                        ‘Dreaming’을 한국어로 번역하면, 국어학자 최현배(崔鉉培)가 『우리말본』에
                                                        서 ‘-ㅁ’ 명사형이 결과 또는 사실의 서술을 주로 나타내는 데 반해서 ‘-기’ 명
        화가 안말환은 나무의 화가로 통한다. “혼돈 속에서 불안하고 지친 일상을 살      사형은 방법 또는 과정에 초점을 둔 표현이라고 지적한 것을 기억할 때 ‘꿈꿈’
        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아무런 의심 없이 그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쉴 수 있는       보다 ‘꿈꾸기’가 더 어울린다.
        신선한 숲,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크고 가장 깨끗한 당신의 호흡이 되기”를 바
        란다. 신선한 숲이 고양되면 신성한 숲이 되고 세상에서 가장 크고 가장 깨끗      목재가 아닌 나무는 언제나 과정이며 성장의 방법론 자체이기 때문이다. 나무
        한 당신의 호흡은 다른 말로 물아양망(物我兩忘)이 되니, 의식하든 안 하든,      처럼 보이는 이 그림이 실제로 나무를 그렸는지 아닌지 또한 중요하지 않다.
        그의 그림은 모종의 신성에 닿는다. 그 신성은 엄숙하거나 두렵지 않고 따뜻       그러나 만일 그림을 보며 위그드라실이든, 선악과이든, 혹은 고향 동산의 나
        하게 보듬는, 기독교나 이슬람교의 신보다는 북유럽의 신들을 생각나게 하         무이든, 나무 비슷한 것을 떠올린다면 동시에 ‘Dreaming’을 상기하는 게 적절
        는 종류이다. 애초에 물아양망이라는 것이 물과 아의 구분을 폭력적으로 없        하다. 나무의 등가어로서 ‘Dreaming’만한 게 없으니 말이다.
        애자는 게 아니라 물과 아를 제대로 인식하며 공존하자는 인식을 담았다. 배
        척이 아니라 상생의 인식. 안말환의 그림에서 관람자가 느끼는 정서가 아마        우리가 흔히 말하는 천지인과 위그드라실의 뿌리가 닿은 세 세계가 다르지
        그러한 것이지 싶다.                                     않다. 멀리서 보면 하얀색 계통으로 보이는, 화면의 상단에서 중간까지를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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