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 - 이은옥 개인전 10. 12 – 10. 18 가온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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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날에 풍경...



          어려서부터 나는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시골소녀였다. 늘 노트의 뒷장은 낙서 같은 그림을 그리며 막연히 화가라
          는 꿈을 꾸었다. 다른 꿈 은 꾸어 본 적이 없었다. 지금 보니 꿈은 이루었다고 볼 수 있겠다.

          1970년대 시골 동네에 미술학원 같은 건 없었고 피아노 학원과 주산 학원이 있었던 것 같다. 유일하게 그림을 볼
          수 있는 건 미술 교과서뿐이라 늘 소중히 간직하며 봤던 그때 그 유년시절이 생각난다. 그러다가 미술대학을 서울
          서 다니면서 아름다운 야생의 들꽃, 초록색의 들풀 그리고 나무 사이로 지나가는 바람이, 환상적인 구름을 품은 푸
          른 하늘 아래... 뛰어놀던 유년 시절의 모든 추억이 아름다운 이야기가 되었고 그리움이 되었다. 그 그리움이 나의
          색과 리듬을 만들어 낸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니 어린 시절 살았던 시골 풍경은 평생을 지배하는 것 같다.

          내가 그리는 풍경은 그리움이다.
          내가 자연의 일부가 되어 고요한 마음으로 바라보는 풍경이고,
          나만의 느낌으로 자연을 감흥하고 하늘과 땅을 그리고
          바람을 느끼며, 맑은 공기를 그리고 자연의 향기를 담아
          아름다운 풍경을 표현하고자 하였다.
          이름 모를 꽃들은 순수와 열정이며, 나무는 희망과 사랑을 노래하고,
          어딘지도 모르는 풍경들이지만 친숙한 현실의 풍경이기도 하며
          기억 속에서 마음으로 보고 있는 그리운 풍경이기도 하다.

          나의 작업 방식은 젯소로 여러 번 밑 작업을 한 캔버스에 Acrylic 컬러로 뿌림의 반복적인 작업을 통하여 자연스럽
          지만 독특한 느낌을 볼 수 있다.

          전통적인 붓 터치 방식이 아닌 물감을 캔버스에 떨어뜨리는 액션 방식으로 풍경을 재현한 것이다.
          이 방식은 Max Ernst와 Jackson Pollock에 의해 많이 알려진 방식이며 캔버스에 떨어뜨린 수만 개의 점들은 인상
          파와 점묘 주의를 연상시킨다.

          몽환적이고 아름다운 이 풍경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있기를 소망해본다.



                                                                       - 작가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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