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
꽃은 아프며 익어갑니다
찔레꽃은
가시로 아프면서
새빨갛게 피어나고
작약은
햇살에 봉우리를
짓눌리며 하얀 눈송이처럼 핍니다.
꽃은
바람에 흔들리며
향기를 날리고
장미는
햇살에 부서지면
아름다움이 됩니다.
꽃은 아프며 익어갑니다.
아프기
꽃은
원하는 꽃 없고
세찬 빛줄기로
늙고 싶은 꽃 없지만
밤새 두통에 시달리고
꽃이 늙어야
천둥소리에
열매는 익고
멍이 들지만
아프지 않고 늙는 꽃 없습니다.
아픔이 씨앗을 여물게 합니다.
꽃은 아프면서 익어갑니다.
김필곤 목사
(열린교회 담임, 기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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