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2 - 샘가 2024년 5-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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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


                  꽃은 아프며 익어갑니다

                  찔레꽃은
                  가시로 아프면서
                  새빨갛게 피어나고

                  작약은
                  햇살에 봉우리를
                  짓눌리며 하얀 눈송이처럼 핍니다.

                  꽃은
                  바람에 흔들리며
                  향기를 날리고

                  장미는
                  햇살에 부서지면
                  아름다움이 됩니다.

                  꽃은 아프며 익어갑니다.

                                              아프기
                  꽃은
                                              원하는 꽃 없고
                  세찬 빛줄기로
                                              늙고 싶은 꽃 없지만
                  밤새 두통에 시달리고
                                              꽃이 늙어야
                  천둥소리에
                                              열매는 익고
                  멍이 들지만
                                              아프지 않고 늙는 꽃 없습니다.
                  아픔이 씨앗을 여물게 합니다.
                                              꽃은 아프면서 익어갑니다.

                                              김필곤 목사
                                              (열린교회 담임, 기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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