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 - 전시가이드 2024년 3월 이달의 작가 이병국
P. 3

전시   보도 자료는   cr ar t1004@hanmail.ne t  문의 0 10-6313- 2 7 4 7 (이문자 편집장)
                                                              전시  보도자료는  crart1004@hanmail.net  문의 010-6313-2747 (이문자 편집장)







































                                   도시의 밤, 116.8×91cm, Acrylic on Canvas      저녁노을 도시, 50×72.7cm, Acrylic on Canvas









           에는 검고 칙칙한 건물 사이로 희고 노랗고 붉은 불빛을 현란하게 쏟아         고 매스의 부분은 빌딩으로 나타난다. 중요한 것은 여백과 매스가 절묘하
           낸다.                                            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즉 밤하늘의 큰 공간 밑에 도시가 조촐
                                                          하게 포즈를 취함으로써 두 공간의 콘트라스트에서 오는 묘한 긴장을 느
           그 불빛은 광고 전광판, 거리의 간판, 자동차 라이트, 가로등이 내뿜는 도      끼게 해준다. 그리고 여기서는 화면이 반추상으로 기울어가는 것을 볼 수
           시의 위용과 자태를 웅변한다. 눈부신 라이트가 반짝이는 화면에서 짧          있다. 그의 이러한 추상화 경향은 그림의 테마를 중시하면서도 도시가 풍
           은 터치로 점철된 형형한 색점들은 서로 중첩되면서 그 효과를 배가시          기는 여운을 전달하려는 작가의 화의가 반영되어 있다.
           킨다. 스타카토식으로 리드미컬하게 찍은 그 색점들은 정적의 밤을 형
           형함으로 장식한다.                                     흥미롭게도 그가 바라보는 도시는 삭막하거나 건조한 도시의 모습은 아
                                                          니다. 작품 전반에 어떤 서정성이 흐르며 그것들은 살아 있는 생명체처
           작가의 도시 그림은 세 단계로 이루어졌는데 첫 단계에는 고상한 중간색         럼 유기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듯한 인상이다. 만일 작가가 도시의 부정성
           을 주조색으로 하여 도시에 드리운 어둠을 잔잔한 터치로 그려냈다. 오랜        을 표상하려고 했다면 건조하거나 냉랭한 이미지나 암담한 색조를 구사
           기간 풍경화로 다져온 그답게 대상묘출의 능숙한 측면을 엿볼 수 있다.         했을 것이나 우리는 그런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이는 작가가 도시를 담
           그러한 대상묘출은 두 번째 단계에 오면서 서서히 매스와 터치로 바뀐다.        담히 바라보고 도시를 제2의 자연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반증이 아닐
           건물은 덩어리로서 바탕에 자리잡고 현란한 불빛은 오렌지와 붉은색, 분         수 없다. 도시에서 생면부지의 사람들이 얼굴을 맞대고 지내지만 작가는
           홍 등의 색점과 같은 것으로 대체된다. 이점은 그가 원거리에서 도시를         그곳에서 꿈과 소망을 키워가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을 말하려는 듯하다.
           포착함으로써 전체적인 윤곽과 분위기를 전달하려는 의도로도 풀이되지
           만 점점 더 대상을 자기화시켜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비록 우리가 사는 공간이 우리가 기대해왔던 도시는 아닐지라도 우리의
                                                          삶은 도시라는 환경 속에서 이루어지고 그곳을 활보하는 가운데 펼쳐진
           가장 최근에 제작된 세 번째 단계에서는 ‘단순과 복잡의 교차’가 두드러        다. 빛바랜 것은 사라지고 새롭고 낯선 것이 눈깜짝할 사이에 찾아든다.
           진다. 이에 해당하는 작품들은 공간을 여백의 부분과 덩어리로 분할된 부        과거의 사라짐은 비정하게도 기억의 사라짐을 재촉한다. 시란 “고요한 가
           분으로 구분해서 볼 수 있는데 여백의 부분은 블랙 내지 코발트로 채색되        운데 회상되는 감정에서 솟아난다”(윌리엄 워즈워스)고 했던가, 그림 역


                                                                                                     27
                                                                                                     27
   1   2   3   4   5   6   7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