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 - 전시가이드 24년 10월 표지 박월미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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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Pink-Snow, 90.9x72.7cm, Acrylic on canvas, 2024









       련된 필터링에 의해 다음 작업까지 우리 모두를 기대하게 만든다. 점묘법        에너지를 대변한다. 작가는 어린 시절부터 이어져 온 다양한 감성을 그리
       에서 시작된 작품들은 자세히 보면 서로가 연결된 ‘시공의 네트워크’들로        는 행위에 쏟아냄으로써, 자신과 작품을 일체화시키고자 한다. 그래서 발
       구성된다. 박월미가 얼마나 ‘관계지향적 에너지’를 가진 사람인지를 추측        견된 ‘박월미의 자연 회화’는 치유하는 감성 속에서 슬픔을 가로지른 ‘아
       하게 만드는 부분이다. 작가의 하루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추상과 구상을        름다운 숭고’로 해석된다.
       오가며 ‘한 사람의 내면이 얼마나 변화무쌍하게 다채로운가’를 보여준다.
       섬세하면서도 과감하고, 따스하면서도 계획된, 이전 작업에 비해 진일보         Present, 인내와 자유 <Life Unexpected>
       된 자아의 시간들이 ‘한데 모여, 작가의 하루’가 되는 것이다.
                                                      ‘Life Unexpected’ 시리즈는 작가가 새롭게 시도한 획기적인 작품이다.
       최소한의 본질만 남은 형상들은 어느새 ‘관계 지향적 평면성’ 속에서 깊이       나무껍질처럼 보이는 작업들은 ‘껍질에 불과한 형상’이 아니라, 사실은 ‘
       있는 대화를 시도한다. 이전 작품들이 감성을 터치한 ‘내면을 어루만지는        힘겨운 삶을 살아낸 나무의 사계절’을 보여준다. 그림을 자세히 들여다보
       힘’을 담았다면, 새로운 시리즈는 화면 밖까지 이어지는 화사한 에너지를        면, 세잔(Paul Cézanne)이 보여주는 <생트 빅투아르산(Mont Sainte-
       담았다. ‘슬픔을 치유로, 감성을 시적(詩的) 회화’로 까지 연결하면서 삶의     Victoire)>의 영원성을 소나무껍질의 형상과 빗대어 표현한 듯하다. 그
       컬러를 설정하는 것이다. 박월미의 작품들은 본래 보는 이의 감성을 움         림들은 삶의 영속성에 공감하는 동시에, ‘세월을 극복한 오늘을 위한 기
       직이는데 탁월하다. 이는 명상하듯 이어지는 로스코(Mark Rothko) 작     도’와 같은 형상으로 읽힌다. 작가의 이전 작업들이 도시와 자연경관을
       품의 에너지처럼, 감정을 움직이는 색과 형상을 직관으로 그리는 작가의         넘나들면서, 개인과 전체의 아픔을 감성형식으로 차용했다면, 이번 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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