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7 - 제4회 초월영성회초대전 2025. 8. 23 – 9. 5 GG2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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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의 서재, 72.7×53.0cm, 캔버스에 아크릴물감, 혼합재료, 2023-2024
이봉희
Bonghee Lee
나는 책을 펼쳐 둔다. 그 안에 펼쳐지는 것은 종이와 글자 황금빛 배경은 영혼의 비밀스러운 무늬, 기억의 흔적, 오
가 아니라, 내 안의 풍경이다. 래된 진실의 결을 나타낸다. 크랙이 있는 블루와 옐로 톤
말보다 침묵이, 지식보다 질문이 깊어지는 순간. 책장 사 의 큐브들은 질서와 혼돈, 감정의 조각들이다.
이로 흘러나오는 빛은 내면을 비추는 작은 창(窓)이 된다. 그 사이에서 '책'은 여전히 우리를 끌어당긴다읽히기를 기
《내면의 서재>는 책이라는 오브제를 매개로 인간의 사유 다리는 채로, 그러나 이미 열려 있는 채로. 한 권의 책은 하
와 감정, 기억과 예술이 머무는 공간을 형상화한 작품이 나의 세계이고, 한 사람의 내면은 끝없는 서재다.
다. 펼쳐진 책은 단순한 정보의 저장소가 아니라, 존재의 이 작업은 결국, 나의 내면에 쌓인 무수한 질문과 사랑, 기
깊이를 반추하는 장치이며, 그 위에 꽂힌 펜은 우리가 사 억과 꿈에 대한 자서전이자,
유를 통해 세계와 다시 연결되는 통로다. 당신의 서재에도 닿을 수 있기를 바라는 작은 초대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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