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4 - 김길환 친구들과 추억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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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약 같은 친구들
내일이면 초딩(초등학교)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동창 모임이다. 일 년에 세 번씩(3월, 7월, 11월) 30년을 넘게 해오고 있다. 초딩 친
구를 만난다는 사실이 마음을 설레게 한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기정사실이니 인정하고 살아가는 것이 마음이 편하다.
늙으면 어린애가 된다는 말이 있듯이 마음이 여려 간다.
마음을 내려놓고서 서로 만나면 되는 것을 일에 쫓겨 바쁘다는 핑계로 아직까지 망설이면서 머뭇거리는 친구들이 있다. 무엇이 그를
붙잡고 있어서 동창 친구들을 만나지 못할까? 사람마다 다 각자 사정이 있겠지만 한 번쯤 인생을 둘러보면서 살아갈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살아가면 좋겠다. 그렇다고 동창들을 안 만난다 하여 그것이 크게 잘 못 되었다는 말은 아니다.
세상은 남과 비교하면서 자기를 낮추거나 높이면서 판단하고 그것 때문에 상처 받고 편견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러나 그것이 얼마나
나를 힘들게 만들고 남도 힘들게 하는지 모른다. 나이가 어느 정도 되면 인생 산전수전 겪었으니 세상 돌아가는 법도, 인생사는 법도,
어떻게 하면 자유롭고 편하고 즐기면서 살아갈지 알 수 있는 것이 아닌가? 모든 것이 생각으로는 다 아는데 마음으로는 잘 되지 않으
니 불편한 것이겠지. 그러나 그 마음을 내려놓기만 하면 만사가 형통한데 말이다. 그렇다. 나이가 들수록 이치를 깨닫는 사람이 있는
가 하면 더욱 고집과 아집이 세서 소 힘줄 같이 질겨 마음 문을 닫고 사는 사람들이 있다.
이제 봄이 다가왔다. 보약 같고 인삼 같은 친구들이여!
모든 것 내려놓고 만나서 추억을 먹어 보자. 기쁨을 만끽하자. 이야기를 나눠 보자. 초딩 어린 시절 누구나 다 못 살고 힘없고 빽 없고
철없던 그 시절로 돌아가자. 덧없는 한 세상 한판 벌려 보자. 얼씨구, 좋다!
2014년 봄
보약 같은 초딩 친구들을 만나기 전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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