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 - 김성지 초대전 2025. 8. 20 – 8. 30 장은선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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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의 정원에서 태양 아래의 도시까지’




          전시 작업은 형태를 다루되 감정을 조형하고, 재료를 빚되 존재를 성찰하게 한다. 이번 전시에 선보
          이는 조각들은 ‘감정의 정원’에서 출발해 ‘태양 아래의 도시’로 향하는 서사적 여정 속에서 존재의 본
          질을 묻는다. 내면과의 조우, 감정의 포용, 사랑의 실천, 그리고 공동체에 대한 사유가 유기적으로 이
          어지며, 관람자에게 깊은 내적 울림을 전한다.


          전시는 〈감정의 정원: 사랑비〉로 시작된다. 이 작품은 인간의 감정을 정원에 비유하며, 감정이야말로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토양임을 말한다. 이어지는 〈수면 아래의 정원: SOUND〉는 고요한 수면 아래
          에서 울려 퍼지는 무의식의 소리를 상징하며, 억압된 감정과 마주하는 내면 성찰의 시간을 제안한다.
          조각이라는 침묵의 매체를 통해 우리는 비로소 내면의 울림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물의 왕관, 카라의 속삭임〉과 〈Place of Stillness〉는 이러한 내면 탐색 이후 도달하게 되는 평화의
          상태를 시적으로 형상화한 작품이다. 빛, 물, 자연의 요소들은 혼돈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내면의
          정적을 드러내며, 동양 철학의 ‘정중동’과 신앙적 사유에서 찾은 고요함을 조형 언어로 풀어낸다.

          전시의 후반부는 내면 성찰이 타인과의 관계를 넘어 사회 전체로 확장되는 과정을 담고 있다. 〈내게
          남은 사랑을 드릴게요: 온 마음 다해〉는 도라지꽃을 품은 바구니를 통해 조건 없는 헌신과 나눔의 사
          랑을 이야기하며, 〈Under the sun.city〉는 사랑과 평화의 실천이 모여 이상적인 공동체를 이룰 수 있
          음을 환유한다. ‘Sun.city’는 내면의 감수성과 생명력이 융합된 유토피아적 도시로, 공동체를 향한 철
          학적 비전을 조형적으로 제시한다.


          나의 조각은 단순한 형상이 아니다. 실존주의적 질문과 동양적 명상의 사유, 신앙적 통찰을 넘나들
          며, 감정과 존재, 평화와 사랑을 시각화하는 철학의 확장이다. 조각을 통해 나는 질문을 던진다. 우리
          는 스스로의 내면과 얼마나 정직하게 마주하고 있는가? 우리는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무엇을 진심으
          로 건네고 있는가? 그리고 우리는 어떤 도시를 함께 만들어가고 있는가?


          이번 전시는 조각을 통해 내면의 정원을 가꾸고, ‘수면 아래의 소리’를 듣고, ‘태양 아래의 도시’를 꿈
          꾸게 하는 사유의 공간이자, 감정과 존재를 통합적으로 사유하는 미학적 여정이 될 것이다.


          모든 작업은 감정과 고요, 울림과 평화를 매개로 하여 개인의 내면에서 시작해 사회적 비전으로 나아
          가는 유기적인 흐름 속에 구성되었다. 이는 조각을 단순한 형태를 넘어 하나의 언어로 기능하게 하려
          는 지속적인 실천의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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