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4 - 샘가 2023년 3-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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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

               봄은
               찾아 떠나도
               만날 수 없고

               힘들여
               만든다고
               만들 수 없는

               기다리는 자에게
               말없이 다가오는
               계산되지 않은 축복입니다.

               얼음장 밑에서
               메마른 껍질 속에서
               시린 겨울 끝 밤 한 가운데서

               남아있는 자에게
               따뜻한 보리차 향기처럼
               생명의 실타래를 풀어 주고               봄은
                                            찾아 떠나도
               겨울이                          만날 수 없고
               밟고 간 대지에
               삯 없이 부어주는 생기입니다.             힘들여
                                            만든다고
                                            만들 수 없고

                                            남아 있는 자에게
                                            값없이 찾아오는
                                            바램 없는 선물입니다.


                                            김필곤 목사
                                            (열린교회담임, 기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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