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 - 원진숙개인전 2022. 8. 1 - 8. 10 갤러리모나리자산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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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osition of life
고 완 석 (미술학박사)
원진숙은 “칸의 콤포지션”의 작가이다. 아니 더 나아가 삶에 대한 보편적인 현상을 네모 칸 안에 표현하는 “composition of life” 작가이
다. 작가는 전체의 우주 공간을 하나의 유기체로 인식하고 있으며 이 거대한 우주 공간은 아주 작은 세포로 구성되어 있고 그것이 네모
의 퍼즐처럼 유기적 관계 속에 거대한 하나의 우주 공간 속에서 서로 소통하여 결국은 모든 사람이 “happy life composition”에 이르기
를 바라는 주술적인 기도가 바탕이 되고 있다. 원진숙 작가는 작품의 구성을 철학적인 이론에 창작의 근거를 두고 있는데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과 20세기 초에 유행하였던 분석철학에 깊은 관심을 두고 있다. 더 나아가 니체의 사상이 작품 저변에 반영된 것을 알 수 있
다. 원진숙 작가는 니체의 에너지 보존의 법칙을 수용하여 힘들의 세계가 에너지의 끝없는 운동으로 순환하고 있으며 끝없는 운동에 의
해 만물의 영겁회귀가 이루어진다는 사상에 기초를 두고 있다. 니체의 영겁회귀는 삶이 영원히 반복될지라도 그런 삶을 있는 그대로 긍
정하고 덧없는 삶의 매 순간들에 적극적으로 의미를 부여 하여 차이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이론을 작가가 적극적으로 차용하여 “칸의 반
복적인 회화”를 구성하고 있다.
원진숙 작가의 조형 조형 세계는 다소 복잡한 네모 칸의 구조로 전체적인 콤포지션을 독특하게 구성하고 있다. 게다가 일반적으로 화가
들이 사용하지 않은 천을 이용한 퀼트(quilt)의 재료와 기법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그것은 작가가 오랫동안 미국에서 유학 생활을 하면
서 다양한 전공을 수행한 것이 다양한 창작의 세계를 펼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원진숙 작가는 국내에서 의류학과, 실내
디자인학과, 환경 디자인학과 등에서 디자인을 전공한 후에 미국 캘리포니아 메사 칼리지에서 6년간 순수미술(fine arts)을 공부한 후에
20여 년 동안 삶과 의식주의 종합적인 측면에서 독창적인 작품을 창작하고 있다. 작가는 우리나라의 전통 조각보와 미국의 전통 퀼트에
기법을 기초로 한 작품을 제작할 수 있는 일반 작가들과는 다르게 다양한 전공과 국내외 유학 생활이 조형의 큰 힘이 되는 것이다.
원진숙 작가의 작품은 몇 가지 공통점을 보이고 있는데 첫째는 대부분의 재료가 천을 사용한다는 것과 둘째는 반복적인 콤포지션을 이
루고 있다는 점이다. 천을 사용하는 것은 그동안 다양한 전공의 영향도 있고 조선시대 전통 보자기에서 영향을 받은듯하다. 또한 반복적
인 패턴의 작품들은 우주의 유기체적인 관계성과 순환적인 질서를 표현하고 있다. 작가의 “날다”와 “오즈의 마법사” 등의 작품을 보면 작
가가 천을 사용하여 제작한 것은 여러 가지 의도가 담겨 있는데 조각 조각된 천을 보면 다양한 무늬들이 함께 구성되어 있다. 하나하나
의 조각 속에는 무질서한 기호와 그림들이 마치 Chaos처럼 만재되어 있다. 이것들이 질서적이고 순환적인 패턴을 통해서 결국 Cosmos
에 이르는 독특한 조형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렇게 Chaos와 Cosmos를 한 화면 위에 구성하기에는 천이 아주 효과적인 재료라 할 수
있고 천의 표현에서 부족한 점은 작가의 의도대로 그 위에 페인팅을 하여 하나의 작품을 제작한다. 이렇게 하여 작가는 “칸의 회화”란 작
품 하나를 완성한다.
작가는 우주의 유기론적인 입장에서 모든 유기체가 그러하듯이 작은 단위의 천 조각들은 다시 모여서, 전체의 큰 이미지로 통합되며, 다
시 하나의 칸이 되어 부분과 전체가 어떻게 조화롭게 융합되어 상호 작용에 의해 존재하는 것들의 철학적 사유를 내포한 이미지를 표현
하게 되는 것이다. 원진숙 작가는 작품을 통하여 우주와 삶의 구성 원리를 작품으로 표현하여 모든 사람에게 니체가 말한 것처럼 삶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각자에게 주어진 삶의 과업을 수행하면서 행복한 삶을 성취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메신저 역할을 하고자 하는 것이
다. 그리하여 이 우주 만물의 유기체들이 “happy life composition”을 성취할 수 있도록 촉매 자가 된다는 측면에서 원진숙 작가의 창작
에 대해 그 의의를 두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