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 - 이철형 개인전 11. 12 – 11. 17 인사아트프라자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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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은 사람의 정체성을 가장 잘 드러내는 곳입니다. 하지
만 작가는 이 그림에서 그 얼굴을 없애고, 대신 식빵을 올려
놓았습니다.
우리는 때때로 자신이 누구인지 잊은 채 하루하루를 반복적
으로 살아갑니다. 아침에 먹는 식빵처럼 말이죠.
얼굴에서 감정과 표정을 제거하고, 식빵이라는 일상적인 사
물을 대입함으로써 존재의 정체성과 개성, 인간다움에 대해
질문하게 됩니다. 단순한 형식, 부드러운 색감, 익명의 얼굴
을 통해 우리는 평범한 삶 속에서 잊히는 자아와 반복되는
일상의 기묘함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이 그림은 작가의 유머이자, 질문이며, 고백입니다. 나는 나
일까? 아니면 매일 아침처럼 똑같이 구워지는 누군가일까?
누군가는 웃을 것이고, 누군가는 이상하다고 할 것입니다.
그것도 좋습니다. 그림이 말이 되는 순간은, 누군가와 대화
그 섬 (1) + (2) 10S(x2) Oil on canvas 2025 Bread Woman 20S Oil on canvas 2025 가 시작될 때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감정은 번지고, 기억은 스며듭니다.” 감정의 파편이 물감처럼 번져 나가고, 감각의 여운이 조용히 스며드는 공간.
익숙한 재료, 낯선 시선, 작가는 현대미술로 당신의 감정에 스며듭니다. 오늘 감정의 색을 찾는 미술여행을 시작해 보세요.
초대의 글
깊어가는 가을에 마음의 흐름을 담은 작품들로 유니크한 현대미술을 표현하고자 이 자리를 준비하게 되었
습니다. 이번 전시는 비구상 위주로 회화 작품 20여 점을 선보입니다. 저의 작업은 사물의 외형을 따라가기
보다, 그 이면에 숨겨진 감정의 결, 무의식의 떨림, 그리고 생각의 흔적들을 회화적으로 풀어내는 데 집중했
습니다.
형태는 해체되고, 색채는 감정을 대변하며, 숫자와 기호는 생각의 궤적처럼 화면을 가로지릅니다. 이는 단순
한 추상이 아닌, 보이지 않는 내면의 풍경을 드러내려는 시도이며, 무형의 세계를 마주하는 하나의 ‘심리적 지
도’입니다. 작품 속 불완전한 균형과 예측 불가능한 구성은, 우리가 살아가는 감정의 리듬을 표현코자 의도합
니다. 익숙함을 벗어난 형상들은 오히려 관람자의 내면에 더 깊이 스며들며, 감상자 개개인의 경험과 상상에
따라 다층적인 해석을 가능하게 합니다.
이 전시가 사유를 자극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라며, 잠시나마 일상의 흐름을 멈추고 ‘보이지 않는 세계’를 들여
다보는 여정에 함께 해주시기를 청합니다.
바쁘신 중에도 시간 내시어 제 작은 전시를 찾아주시고, 마음으로 감상 해주신다면 그보다 더 큰 기쁨은 없을
것입니다.
2025년 10월
작가 이 철 형 잉어 50P Acrylic on canvas 20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