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3 - 임현주 개인전 2024. 3. 1 – 3. 10 성남아트센터 갤러리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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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화 2024.01.02
20x40cm
Mixed media
낙화 2023.12.07
20x40cm
Mixed media
새로운 작업실에서 만든 2년 동안의 신작들 위주로 이번 전시를 개최하게 되었다. 그림을 그리는 순간은 좋지만, 작가로 살아남는다는 것은 쉽
지만은 않았다. 그래서 다시는 그림을 그리지 않겠다고 생각할 때도 있었는데...
어느 순간 또다시 붓을 들고 있으니...
초등학교 5학년 겨울 아파서 한 달 넘게 입원하고 나온 뒤 친구 따라 놀러 갔던 미술학원에서 그림 그리는 재미와 성취감을 알게 된 뒤 현재까
지 내 삶의 일부분이 되어 버린 것 같다. 사춘기 시절 방황하는 마음을 붙잡아 주고, 20대에는 인간으로서 철학적 고민의 친구가 되어준 그림.
출산, 육아, 가사로 시간적, 경제적으로 가장 힘든 시기를 견디며 그려낸 그림. 그때가 가장 바쁘고 힘들었지만, 작품을 하는 그 시간과 공간이
나만의 퀘렌시아가 되어주어서 지금의 내가 있는 것이다.
아이가 방황하고 있다면서 아이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도록을 사 가는 관람객, 점심시간에 두세 번 와서 전시를 보면서 다른 그림과 달리 볼
때마다 다르고 시원한 느낌이 든다고 추상화의 매력을 말씀하시던 직장인, 남편 병간호로 너무 힘들었는데 전시 소식에 잠시 그림 보고 가게
되어서 좋으시다면서 구매까지 해주신 분, 내 그림의 악보를 보고 비발디 사계 중 봄을 찾아낸 어린아이 눈을 생각하면 더 좋은 작품을 만들어
야 된다는 책임감이 생긴다.
나의 퀘렌시아가 되어준 그림 그리는 일이 작품을 관람하는 이에게도 마음을 치유해 주는 잠시 동안의 퀘렌시아가 되었으면 한다. 나에게는 天
運이 될 수 있는 일이 가까운 가족들에게는 실질적인 이득을 주지 못한다는 면에서 天刑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처음으로 지금
까지 지켜봐 주고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어주려고 애써준 가족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The multitude of colors sets me free, and the various brushstrokes heal my weary heart from the burdensome daily life.
The multitude of colors sets me free, and the various brushstrokes heal my weary heart from the burdensome daily life.
수많은 색깔들은 나를 자유롭게 하고, 다양한 붓터치는 힘든 일상에 지친 마음을 치유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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