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 - 박미영 개인전 2022. 9. 26 – 10. 2 마산 상상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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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호의 일기” 중에서...
                                                  올해 들어 환갑을 맞이하고 보니 자신을 다지는 시간으로 모든 것을 새롭게 임하겠다는 의미로 이 글을 적으며, 스스

                                                  로를 돌아보고자 함입니다.



                                                  나의 아호는 돌아가신 아버지께서 대학입학선물로 주셨으며, 저녁·석, 호수·호. 즉 저녁호수란 뜻이다. 가장아름다운
                                                  휴식의 시간에 노을이 물든 호수처럼 고요한듯하나 주변의 모든 외경을 품고, 잔잔한듯하나 호수속의 무한한 생명체

                                                  처럼 창작활동에 임하며, 밖으로는 부드럽게 안으로는 강인하게 니의 삶과 더불어 살아가라 시는 “외유내강”을 평생
                                                  의 반려자로 임하라하셨으며, 호수의 품은 스스로를 끊임없이 다듬는 것이라시며 아버지가 주신 평생의 교훈이기도

                                                  하다. 그리고 호수는 어머니의 자궁과 같은 여성성 즉 생명탄생에 근원의 상징이기도하다. 내가 산을 그리는 이유는
                                                  아마도 숙명이 아닌가하고 생각한다.

                                                  나의 태몽은 생전에 어머니께서 말씀해주시기를 “아주 깊은 산속의 폭포수 아래에 서 계셨는데 위를 바라보면, 폭포
                                                  물 떨어지는 소리가 고막이 터질 것 같이 천지를 진동하는듯하였으나 아래를 보면, 폭포 물이 고인 큰 소에는 폭포수

                                                  와 정반대로 너무나 고요하고 잠잠하여 그 소에 발 담그고 고동과 조개를 치마폭에 주워 담으셨다고 하셨다. 그리고
                                                  고동과 조개를 줍다가 허리를 펴고 산 아래를 바라보면 소에 모인 거대한 물이 계곡으로 흘러흘러 산 아래로 굽이굽

                                                  이 내려가는 꿈을 연달아 계속 꾸셨다.”고 말씀하셨다. 혹시 아버지께서는 석호에 태몽에서의 소를 호수로 담으신 것
                                                  은 아닌가도 가끔은 생각하게 된다. 지금은 곁에 안계시니 여쭤 볼 수도 없다. 그래서 그런지 모르겠으나 산은 나의 힘

                                                  의 근원이며, 원천이다.








                                                                                                            2022년 9월 4일  석호 박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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