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 초봄, 햇살 먹으며 태어나 햇볕과 함께 몸을 만들고 꽃을 피웠습니다. 여름 내내 땡볕에 그을리며 부지런히 열매 만들고 열매에 이름 내어주어도 서운해하지 않았습니다. 초겨울, 입맛 잃은 늙은 잎에 햇살은 검버섯만 그려주었는데 낙엽은 한겨울 가장 아름다운 수의를 입고 봄으로 다시 살 땅으로 떨어집니다. 나무를 살리기 위해 야윈 햇살 한 줌 끌어안고 제 몸 전부를 제물로 드립니다. 김필곤 목사 (열린교회 담임, 기독시인) 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