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 - 이정이 개인전 2023. 4. 19 – 4. 25 함양문화예술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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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이 초대개인전

                                                                                           두근   두근, 주머니 속의 풍경                      展


                                                                                           감상(鑑賞) 공감 - 시·공간적 거리두기






                              목  차                              일상에서 만나는 수많은 정경들을 나만의 언어로 담은 시간인                이렇듯 심미는 약간의 거리가 있는 듯 적절한 한도를 잘 조절
                                                                <두근두근, 주머니 속의 풍경展>은 일상의 예술적 체험을 표               할 줄 알아야 하지만, 조절해도 심미거리 자체가 반드시 미(
                                                                현한 것이다. 친근하면서도 가깝고 필요한 소중한 물건처럼,                美)적인 것은 아니다. 그것은 작가와 감상자 모두에게 전혀 관
              들어가는 글       ·········································        1  항상 주머니 속에 있는 마음속의 풍경을 꺼내어 그린다. 일상  계가 없는 것들은 특별한 미감을 줄 수 없는 모순을 내포하기

              지리산 목장승의 꿈 ...       ·························    2  생활의 친숙한 여러 가지 소재를 통해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             때문이다. 감상자가 미(美)라고 느끼는 대상은 대부분 일상생


              일상의 운치 ...     ·····································        5  들을 행복한 그림 세상으로 안내한다. 예술적 감동의 순간을   활 범위 내의 것들로, 감상하는 예술품은 감상자에게 과하게
              마음을 전하다 ...      ·································      12  나만의 개성 있는 표현으로 진실되게 전달함으로써 하루하루       익숙하기보다는 약간의 친근함과 신비감이 있는 것이 좋다.
              보고만 있어도 그리운 꽃, 양귀비 ... ·····        15            쌓인 기록은 개개인의 삶의 역사가 되는 것이다.
                                                                                                                회화를 창작하고 감상하는 심미의 주체와 객체가 진정으로
                                                                일상의 기록을 회화로 표현하고 화가의 언어로 묘사된 창작                 이뤄낸 작품은 변하지 않는 훌륭한 예술품으로, 심미적 깊이
                                                                품을 감상할 때에는 화가와 감상자 간에 감정이입의 일정한                 에 철학적 통찰의 결합이 내재된 바람직한 회화적 표현의 작
                                                                공감이 필요하다. 어느 정도 바람직한 공감은 그 작품을 더                품이 되는 것이다.
                                                                욱 가치 있고 소중하게 느껴 행복한 예술적 체험으로 이끌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는 주변에 흔히 있는 자연물이나 상징적 매개채를
                                                                                                                그림의 소재로 삼았다. 그 이유는 그릴 대상과 관계가 밀접
                                                                회화표현에서 주체의 정감을 대상에 옮겨 받아들이는 감정                  할수록 체험대상에 감정이 이입되는 정감이 자라고, 창작자
                                                                이입은 심미활동 시 주체와 대상 사이에 적당한 ‘심리적 거리’              의 감정이 감상자에 인식되어 동정을 일으킬수록 대상의 형
                                                                가 유지되고 있을 때만 대상이 주체에 대해 비로소 미(美)적               식에 미감이 생겨나게 하기 때문이다. 창작품과 감상자의 관
                                                                일 수 있다고 심리학자 벌로프(Bullough)가 제안하였다. 화가           계처럼 심리적 거리를 두면서도 항상 밀접함을 유지해야 하
                                                                와 함께 현장에서 직접 창작에 참여하지 않은 감상자와는 아                는 것이다.
                                                                무런 이해관계가 없으나, 단지 의식적으로만 거리가 있는 심
                                                                리적 거리는 공리(公理)를 벗어나 감상자만의 순수한 심미대                여덟 번째 개인전인 <두근두근, 주머니 속의 풍경展>이 시간
                                                                상으로써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작품을 감상하면서 갖는                적 거리와 공간적 거리 그리고 거리의 한도를 적절히 조절하
                                                                평온한 상태에서 회상하는 감정의 심리적 거리는 심미의 또                 여 감상자로 하여금 묵희(默戱)의 미감을 가질 수 있는 전시
                                                                다른 전제조건이 된다.                                    가 되길 기대해 본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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