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 - 한부열 개인전 2025. 8. 5 – 8. 11 갤러리H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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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관과 치밀함이 공존하는 독창적 세계,

               한부열 작가의 조형언어







                                                              글 : 김윤섭(한국미술경영연구소장, 미술사 박사)



               자폐성 장애를 지닌 한부열 작가는 30cm 자 하나로 온 마음을 그려낸다. 그의 작품은 직선과 약간의
               곡선, 최소한의 채색으로 구성되어 있다. 군더더기 없는 간결한 조형어법과 정돈된 드로잉 선이 특징이다.



               작품들은  밑그림  없이  단번에  그려지며,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치밀함이  돋보인다.  시작은

               즉흥적이고 직관적이나, 마무리는 철저히 이성적이다. 이러한 이중 구조의 작업 방식은 한부열 작가만의
               고유한 창작법으로, 특정 교육에 의한 결과물이 아닌 자율적 터득의 산물이다.



               그림의  소재는  일상의  경험에서  비롯된다.  뛰어난  기억력과  재현  능력을  바탕으로,  작가와  연관된

               순간들을 중심으로 구상한다. 환한 웃음을 짓고 있는 인물을 중심에 배치하고, 그 주변을 다양한 시점으로
               재구성하는 방식은 자존감의 표현이자 작가적 서사의 중심축이 된다.



               그림의 표현은 매우 정제되어 있으나 결코 차갑지 않다. 숫자와 도형의 의인화, 대칭적 구성, 앞뒷면의

               교차 표현 등에서 창의성이 돋보이며, 복잡한 선들의 중첩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부드럽고 따뜻한
               감성이 배어난다. 붓 터치를 통한 입체감은 작가의 대표적 기법으로, 화면에 생동감을 더한다.



               2014년에는 중국 청도에서 열린 홍십자 100주년 기념 한·중 수교 초청전에서 첫 개인전을 성황리에 개최,

               전시된 40여 점의 작품이 전량 판매되었고, 수익금 전액이 중국 심장병 어린이의 수술비로 기부되었다.
               특히 2017년 광화문 신한갤러리 초청 개인전에서는 출품작 60여 점이 모두 판매되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한부열 작가의 작품은 단순한 미술을 넘어, 고유한 감각과 자존감이 투영된 독창적 시각언어로서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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