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 - 조경 초대전 2023. 9. 13 - 9. 26 갤러리쌈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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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부서질 듯 애써 매달린 그 마디
풍상의 굴곡에서 푸름을 감춘 채
소나무 너는 그 속에 세월을 간직하고 있었구나.
켠켠이 쌓여진 세월을 가슴에서 흘러나오는데
몸부림인양
그 흔적을 하나씩 하나씩 드러내는데
소나무 너는 아직도
홀로 푸르러야 하는구나.
한꺼풀 한꺼풀
벗기어져도 또다시 움트는 삶의
발자국은 오늘도 내일도 쌓여지는데
소나무 너는 그 세월을 온몸으로 받고 있구나.
기쁨일지 아픔일지 알지 못하는
세월의 순간에도 소나무 너는
그렇게 너를 키우고 있었구나.
이제야 세상에 내어 놓은 너
소나무야....
지금껏 감추어진 모든 것을
그렇게 말없이 대신하고 있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