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 - 정이진 초대전 2024. 5. 1 – 5. 13 마루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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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화하는 시간의 변주 ”


              우리는 무의식 중에 내재되어 있는 기억들을 떠올릴 때가 있다.
              예술이란 그러한 기억들의 경험이 바탕이 되어 이루어져야 공감할 수 있다.
              작품이란 상상 속에서 나올 수도 있지만 대부분 경험했던 것들이 축적되어 표출 된다. 그것
              은 살아가면서 겪었던 체험과 삶이 고스란히 녹아 응축되어 작품이란 형식으로 표현된 것
              이다.

              저의 작업은 기억 속에 내재되어 있는 심상과 자연에 대한 느낌, 이별의 아픔 그리고 가정
              이란 무엇인가 하는 물음을 “변화하는 시간의 변주”란 주제로 근원적이고도 원시적인 방법
              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작업 과정은 캔버스 위에 질료와 색채를 이용해 마띠에르(matiere)를 만들고, 본질에서 멀
              어진 대상들을 화면으로 불러들여 질료와 색채덩어리로 환원하는데, 이때 대상은 본연의
              모습이 아닌 해체되고 재구성된 물질의 형태로 드러나게 된다.

              과거의 특정한 기억들을 자유로운 조형요소와 연결시켜 화면 깊이 내면에 숨겨져 있는 고
              민과 갈등 등을, 무의식이거나 의식적인 표현으로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소로 재구성하였
              다. 특히 어린아이 낙서 같은 드로잉은 자유로움과 딱딱한 공간을 부드럽게 풀어내고자 하
              였다.

              기억이란 상상력에 의해 불가능을 가능성으로도 바꾸고 가공된 부재는 실제 대상보다 더
              절실한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또 시간의 흐름에 따라 중첩되어지기도 하고 자신의 의
              도와는 상관없이 재구성되어 등장하기도 한다. 그 모든 기억들이 감각을 통해 에너지가 되
              고 또 작업의 모티브가 되었다.


              작품을 통해 질료와 더불어 만들어진 또 다른 세계, 그 흐름 속에서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
              가는 우리 인생에 대해서 성찰해 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 작가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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