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 - 양승욱 소나무 연가 2024. 4. 24 – 5. 6 마루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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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한국적 정서와 미감의 풍정(風情)




           양승욱 선생님은 1960, 70년대 미니멀 회화를 포기한 이후 줄기차게 우리 민족의 정서와 맛닿아 있
           는 소나무 연작 시리즈를 제작해 오고 계십니다. 선생님께서 소나무를 즐겨 그리시고 사랑하시는 이
           유를 수백 가지를 열거해도 모자람이 없을 정도로 소나무는 대중적이면서도 사랑과 존경을 한 몸에
           받는 나무입니다.

           대한민국 모든 집 앞 얕은 야산이나 험하고 바람이 거센 절벽가에도, 외로운 섬에도 자라는 소나무는
           한결같이 질긴 생명력을 자랑하여 우리 조상들은 예로부터 십장생의 하나로서 중요시 여겨 왔습니
           다. 우리 민족에게 있어서 소나무는 민족의 삶과 질고를 같이 겪은 친구 같은 존재요, 때로는 절대자
           와 인간을, 죽은 자와 산자를 연결하는 영적 매개체의 신성 그 자체였습니다.


           겨우내 아무리 세찬 추위와 눈바람에도 푸르른 잎사귀가 변치 않아 절개와 굳은 의지를 상징하는 소
           나무는 애국가 가사에도 등장할 정도로 우리 민족의 얼로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남산 위의 저 소나무 철갑을 두른 듯, 바람 서리 불변함은 우리 기상일세”

           특히, 선생님이 그리는 소나무는 몸통이 붉고 잎사귀는 푸르러 강한 인상을 주는 것이 특징입니다.
           화면에 우뚝 솟아 가로지르는 소나무는 약간의 굴곡이 있고 세월의 풍상을 꿋꿋히 견뎌낸 세월을 담
           고 있는 소나무입니다. 붉은색 몸통은 인간의 생명을 상징하는 피로써 소나무가 하나의 생명체요 인
           격체로 선생님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렇듯 선생님은 지금도 자주 산을 오르면서 강인한 생명력을 지닌 소나무와 내밀한 교감을 나누시
           는 일을 멈추지 않으십니다. 혼탁하고 나약해 빠진 세태 속에서 소나무는 여전히 우리 민족이 지켜야
           할 얼로써 거기 그대로 존재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 갤러리 고도 대표  김 순 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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