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4 - 전시가이드 2024년 11월 이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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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전시














































                      설악일우 132*142cm. 한지에 수묵담채. 1979






                                 2024. 11. 6 – 11. 17 갤러리밈 (T.02-733-8877, 인사동)






         사랑과 생명의 숨결을 그리다
                                                        소나무들.  웅대하면서도  날카로운  봉우리들과  겹겹  골짜기의  설악산
        이희숙 유작전                                         풍경화들, 그리고 가슴을 에이는 소록도 나병환자들에 대한 연민 짙은 소묘들,
                                                        후기에 그린 우리나라 전통 채색을 쓴 단순하면서도 명상적인 추상화들.

                                                        나는 그림에 문외한이지만, 당신 가신 후 찾게 된, 예쁘고 통통한 새끼돼지
        글 : 양정자(시인)
                                                        같아서 차마 먹기 아깝다고 메모한, 당신의 부엌 단단한 무 한 개 소묘에도
                                                        따뜻한  미소를  짓게  하듯,  당신이  그린  모든  그림,  흔한  주위  일상의
        당신이 그렇게도 갑작스레 떠난 후 나는 살맛을 잃었어요. 이 세상 당신이        사물에서도 이처럼 우리들 어려운 삶의 무게와 인간적인 분위기와 고뇌가
        영원히 없다는 게 도무지 믿어지지 않는 군요. 젊은 시절 이래 우리가 나눴던      있었습니다.  그래서  주위에  많은  사람들이  당신  그림들을  좋아하고  또
        그 많던 일들, 이야기들. 이제 나의 서러운 마음을 어디에 호소할 수 있을까요.    그런 그림 분위기가 그대로 느껴지는 당신이라는 사람자체를 좋아하는 것
                                                        같았어요.
        당신의 먹그림들. 전통적인 동양화를 벗어난 듯 자유로운 구도와 선이 굵고
        강하고 힘찬 붓질. 꽃 없는 무성한 연잎들, 다양한 표정의 난초들, 바위와       그동안 1년에 한 번씩 ‘흰 돌’ 동인전을 지금껏 47회나 계속할 수 있었던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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