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초서를 중심으로 창작하는 이유는 제주의 바람 때문이다.
나의 정체성은 내가 나고 자란 제주의 풍토성에 기인한다.
바람은 예측할 수가 없고 공간을 초월하며 우연하다.
초서는 제주의 바람이다.
나는 밭에 나간 농부와 바다에 나간 어부가 갑작스레 바람에 대처하듯
긴박하고 즉각적인 작업을 즐겨한다.
이게 제주의 자연과 동화되는 방식이다.
이런 창작태도는 노장(老莊) 사상을 바탕에 두고
바람에 맡겨진 무의식, 무작위, 우연성을 중시하여 서예의 정신성을 담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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