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6 - 전시가이드 2022년 07월호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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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연 컬럼


         전아현 작가

        우리의 자연에 시선을 맞추다



        글 : 이주연 (경인교육대학교 교수)






































                深山_콘트리트, 레진_350×350×340㎜_2021 (detail)


                                                        큐브 공간 안에서만큼은 작품에 숨겨진 기능성을 배제하고 온전히 심미성만
        올해 7회를 맞는 ‘조형아트 서울’(PLAS 2022/2022.5.26.-5.29./COEX)을 다녀  으로 읽히기를 원하는 듯하다. 2021년 첫 개인전을 열었다는 작가의 이 작업
        왔다. 아트페어 방문 목적은 애정하는 작가들의 신작 점검과 새로운 작가 탐       은 흡사 올라퍼 엘리아슨(Olafur Eliasson/1967-/덴마크)의 유사자연을 레진
        색이다. 신진 작가들의 팝적인 경향과 이에 환호를 보내며 구매력을 키우는        박스에 옮겨 넣어 또다른 경험을 유도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작가는 “
        MZ 세대의 숫적 증가를 목도하면서 트랜디한 작가 영입이 갤러리 성장에 필       레진, 시멘트, 나무 등의 복합 소재를 통해 자연으로부터의 사색을 오브제를
        수라는 것에 동감하나 이러한 미술시장의 급격한 변화에 편승해야 한다는 사        비롯한 다양한 형태로 생활 속에 이입하고자 한다”고 말한다. 개인의 최종 학
        실이 버겁다고 모 갤러리 관계자는 실토한다. 바야흐로 아트페어 전성 시대이       력과 전공이 모든 것을 결정짓는 것은 아니지만 작가는 대학원에서 목조형가
        다. 숨어 있는 작가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역할에 충실한 갤러리만이 지속적인       구학과를 전공했다. 아트 퍼니처 중심으로 작업하기 때문에 인간의 생활을 아
        발전이 가능할 것인 바, 다양한 협업을 통해 양적으로 확대될 아트페어의 본       름답게 꾸미는 모든 기능적, 장식적 요소들을 포괄하여 순수미술과 디자인을
        질적 의미와 이것이 갤러리와 작가에게 어떤 자극제가 될지 스스로 고찰해야        넘나든다. 이는 순수미술에서 디자인을 찾아나서는 노마드적 유연성을 느끼
        하며, 아트페어 방문자들도 현재의 미술을 이해하고 각자만의 심미안을 키우        게 한다. 실제 생활 공간에서 기능성을 지닌 순수미술은 훨씬 더 강력한 메시
        는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아야 함을 깨닫는다.                        지를 갖는데, 이런 경향은 바우하우스와 포스트모던 디자인에서 찾을 수 있
                                                        다. 언젠가 작가의 대형 작품을 테이블로도 활용해보리라 생각하며 일단 소품
        이번  ‘PLAS  2022’에서  새롭게  발견한  작가는  서정아트센터(seojung-art.  구매부터 시작하였다. 다음은 작가와의 인터뷰다.
        com)의 전아현이다. 작가의 작품 『심산(深山)』을 소개한 평을 보면 “한 폭의
        수묵화같이 자연의 고요와 평안을 도시에 이식”(윤혜린, 2021), “산 베어내니   미술과 디자인의 경계에서 비중을 어떻게 두는가.
        외로운 속이 보였다”(오현주, 2022), “상흔을 비추는 마음의 풍경을 만나다”(
        육상수, 2021), “첩첩이 쌓인 산중에서 안식을 담아내고자 하는 작가”(서정아   어디에 더 가깝다 말하기 어렵다. 시각과 행위가 함께 어우러질 때 전달하려
        트, 2022) 등과 같이 시각적으로 전달되는 서정성에 초점을 맞췄는데, 화이트    는 이야기가 더 섬세하게 표현된다고 본다. 회화를 시작으로 가구를 포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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