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 - 최종옥 개인전 2025. 7. 2 – 7. 8 인사아트프라자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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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예찬



                                                                                          숨 쉬는 풍경, 자연에의 경배, 자연은 언제나 나의 스승이자 동반자였다. 숲
                                                                                          의 고요함, 바람의 속삭임, 돌과 나무의 침묵은 말보다 많은 것을 전해주곤

                                                                                          했다. 나는 이러한 자연의 언어를 시각적 언어로 번역하려는 시도로 이 작업

                                                                                          을 시작했다. 이번 작업은 자연을 단순한 배경이나 소재로 소비하는 것을 넘
                                                                                          어, 그 자체로 하나의 존재, 생명체, 신성한 대상으로 대우하고자 한 시도이
                                                                                          다. 관찰자가 아닌 공존자로서의 입장을 견지하며, 자연을 바라보는 나의 시

                                                                                          선은 경외와 감탄, 때로는 회한의 정서로 채워졌다. 재료는 가능한 한 자연

                                                                                          친화적인 재료를 선택했다. 한지, 돌가루, 등은 나의 손을 거치며 캔버스 위
                                                                                          에서 다시 자연의 일부로 환원되기를 바랐다. 기술적으로는 자연의 흐름을
                                                                                          닮은 붓질, 의도적 여백, 비정형적 구도를 활용해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자

                                                                                          연의 무정형성과 자율성을 표현하려 했다. 오늘날 환경 파괴와 생태 위기가

                                                                                          일상이 된 이 시대에, 나의 작업은 하나의 작은 제안이다. 우리는 자연을 이
                                                                                          용할 권리가 아니라, 자연과 함께 살아갈 책임이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자 했
                                                                                          다.




                                                                                          나는 자연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자연 안에 존재하고자 했다. 작품은 자연
                                                                                          을 복제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이 내 안에서 어떻게 반응했는지를 기록한 흔
                                                                                          적이다. 바람은 보이지 않지만 나뭇잎을 흔들고, 나는 그 흔들림을 그리려 한

                                                                                          다. 나의 그림이 잠시라도 관람자의 마음을 멈추게 하고, 자연과의 관계를 되

                                                                                          돌아보게 하는 매개가 되기를 희망한다.
                                                                                                                                         - 작가노트 -

          불국사 다보탑 162.2x130.3cm canvas 혼합재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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