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 - 남진현 초대전 4. 26 – 5. 9 갤러리쌈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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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 부조리한 세상에 대한 슬픔의 노래  116x91cm
           Acrylic and oil pastel on canvas  2023



















           작가노트


           나는 왜 그림을 그리는가 생각해봤습니다.

           젊은 시절 혁명을 꿈꾸다 좌절했습니다. 인간이 사는 세상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았습니다. 지양될 수
           있는 모순이라면 모순이라 부를 수도 없는 것이었지요. 혁명은 포기해야 했으나 다른 어떤 일도 허망
           한 가슴을 채워주질 못했습니다. 세월이 흘러 우연인지 필연인지 미술의 세계에 들어서게 되었고, 이
           길이야말로 비로소 비어있던 내 가슴을 가득하게, 뜨겁게 채워줄 수 있었습니다.
           인간세계에 대해 내가 느끼고 생각하는 것들을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어 행복합니다. 현실 속의 혁명
           으로 세상에 대한 꿈을 실현할 수는 없지만, 현실에 대한 나의 발언만은 허공에 흩어 사라지지 않고 그
           림으로 남길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작품 하나하나마다 나의 개성을 담았습니다. 작품 하나하나마다 독창적인 표현이고자 노력했습니다.
           대부분의 나의 그림들은 당신에게 환타지를 주거나 편안한 안식처가 되는 그림이 아닙니다. 다만 당
           신이 인간세상의 부조리함에 분노하는 분이라면 나의 그림에서 공감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상처
           투성이의 삶을 겪어온 당신이라면 나의 그림에서 위로를 경험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렇게 당신과 세
           상 속에서 호흡하고 교감할 수 있다면, 내 마음에서 태어난 작품들은 당신의 가슴 속에 다시 한번 태어
           나게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2023. 4월 쌈지안 초대전에 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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