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7 - 전시가이드 2025년 01월 이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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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유하는 몽유금강, 100×100cm, 비단에 수묵채색과 니금, 2024 부유하는 몽유금강, 100×100cm, 비단에 수묵채색과 니금, 2023
2025. 1. 17 – 1. 27 갤러리내일 (T.02-391-5458, 새문안로 3길 3)
수묵채색과 금분으로 그려진 금강산 성 작가의 ‘몽유금강’은 현대적 동양화로서 범접하기 어려운 비경(祕境)에 대
한 몽환적 풍경이라고 할 수 있다.
임진성 초대전
임진성 작가는 금강산 그림을 위해 많은 탐구를 했다고 한다. 우선 그는 잠시
여행이 허락되었던 2007~08년 동안 두 번이나 금강산을 방문했다. 그는 산을
글 : 이상면(연세대 연구교수) 오르며 일만이천봉과 비봉 폭포 등을 직접 보면서 여러 장 스케치를 해두었
으니 이들이 최근 작품의 바탕이 되었음은 자명하다.
그러나 남북 분단과 대립의 현실에서 작가는 금강산에서 과거 화가들이 그렸
던 진경산수화의 대상이거나 민족 영산으로서의 모습만을 보았던 것은 아니
임진성 작가가 그린 ‘몽유금강(夢遊金剛)’ 작품들은 사실 독특한 방법으로 그 고, 복잡한 현실상황이 더해져서 “매우 착잡하고 만감이 교차하는 마음에서
려졌다. 동서양화의 혼합이라고 할 수 있는데, 한지에 수묵작업에다가 아크 산풍경들을 바라보았다”고 한다. 교류와 만남에 대해 말하지만, 실제로 협력
릴 물감이 곁들여져서 미묘한 바탕색을 만들어낸 후에 구도를 잡고, 금분 세 은 이루어지기 어렵고, 종종 이해할 수 없는 걸림돌들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필로 산봉우리들을 중첩적이고 수직적으로 그려간다. 선묘화(線描畵) 같은 그래서 그에게 금강산은 단순히 이상적 산수풍경의 대상이 아니고, 아름다움
작업으로 세밀하고도 지구력을 요하는 과정이다. 금분(니금)은 조선시대에 만을 간직한 절경의 모습만도 아니다. “이상과 현실 사이에 있고, 존재와 부존
사용되기는 했지만, 금안료가 고가인 까닭에 주로 궁중 공예품이나 불화에서 재 사이에 있는 것 같다”고 그는 말한다. 그런 연유에서 그의 금강산들은 지상
한정적으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작가는 금분 사용을 오늘날 산수풍경화에서 의 지평선에 맞닿아있지 않고, 약간씩 떠있는 형상이 되고 있으며, 그것이 제
부활시키고 있는 것이다. 목 ‘부유하는 금강산’이 의미하는 바이다.
전체 그림은 검은 묵색과 청색 물감이 발산하는 하늘과 땅ㆍ물 대자연의 광
활한 공간적 여백을 바탕으로 산봉우리들이 보여주는 금빛 선들로 인해 매 이렇게 임진성 작가의 ‘몽유금강’은 현실과 이상 사이의 불특정한 공간에 있
우 강렬하면서도 화려하고, 알 수 없는 심연의 깊이감을 주고 있다. 게다가 금 으며, 하늘과 땅 사이에 떠있는 형상이다. 조선시대 금분 기법을 다시 부활시
빛 산봉우리들에 침투하는 밝은 청색 기운은 오묘함을 더해준다. 이들은 산 켜 표현된 산봉우리들은 하늘을 향해 떠오르고 있는 듯하다.
속 호수이거나 좁다란 산길이고 산에 가득찬 공기일 수도 있다. 이렇게 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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