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 - 제2회 대한민국 현대미술대전 2024. 9. 11 – 9. 22 마루아트센터특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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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평

                 COMMENTARY




                 KMAF 제2회 대한민국현대미술대전 심사평




                 근래 한국화단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 가운데 하나는 공모전이 부쩍 많아지고 있는 점이다. 신생 공모전은 미술 관련

                 단체나 기업 그리고 공립과 사립미술관이 주관하고 있다. 여기에다 화랑과 미술 매체 그리고 개인이 주관하는 경우가 있
                 다. 이렇다 보니 그야말로 공모전 난립의 시대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공모전은 저마다 특색을 가지고 있다지만, 공모
                 자 입장으로는 변별하기란 쉽지 않다. 대한민국미술대전만 하더라도 오랜 역사와 함께 인지도가 높다고 해도 일반적인
                 인식은 그리 좋지 않다. 공모전 운영 방식이 불투명하고 불공정하다는 얘기가 끊이지 않으니, 객관적이고 공정한 심사에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공정한 심사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의심을 받게 되는 순간, 그 공모전의 위상은 땅에 떨어지
                 고 만다. 그래서일까. 신생 공모전은 저마다 객관적이고 공정한 심사를 내세운다. 이는 현실적으로 이를 잘 지키지 않는
                 다는 현실을 반영한다. 다만 근래 신설되는 공모전은 이전의 공모전이 가지고 있는 병폐를 반면교사 삼아 많이 개선되고
                 있기는 하다.



                 대한민국현대미술제 운영위원회가 실시하는 대한민국현대미술대전은 이러한 문제점을 명확히 인식하고, 차별화된 운
                 영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올해 두 번째가 되는 이 공모전은 일반적인 공모전과 마찬가지로 1차 서류(작품 이미지)심사
                 를 거친 80여 점의 작품을 놓고 심사가 진행되었다. 대한민국현대미술대전이 기존의 미술공모전과 다른 점은 심사위원

                 을 평론가로만 구성하는 데 있다. 주최측이나 운영위원회 그리고 작가들을 심사위원으로 참여시키는 여타 공모전과는
                 확실히 다른 점이다.


                 이번 공모전 심사는 평론가 3인이 작품을 보면서 일정한 수준에 든 작품에 개별적으로 스티커를 붙이는 방식으로 진행

                 되었다. 스티커를 1개 이상 얻은 작품 가운데 다수를 얻은 작품을 별도로 모아놓고, 여기에서 대상을 비롯하여 우수상과
                 평론가상을 결정했다. 이번 공모전은 무엇보다도 50호 이하가 일반적인 여타 공모전과 달리 100호 이하로 정함으로써
                 역량 있는 작가를 발굴하는 데 목적을 두었다. 100호 크기의 작품이 많았고, 50호, 30호의 작품도 있었다. 이런 경우 아
                 무래도 심사 과정에서 심사위원들의 시선은 100호 크기의 대작에 이끌리기 십상이다. 실제로 수상작의 대다수가 대작

                 이었다는 사실은 이러한 평가 기준이 크게 반영되었음을 말해준다. 물론 작품이 작더라도 작품 수준이 높으면 수상 가능
                 성이 있다는 건 대작과 다르지 않다.


                 이번 공모전 심사는 기본적인 실력, 즉 묘사력에서 일정 이상의 완성도와 창의성을 중시했다. 사실적인 묘사력 중심의

                 작품은 물론이려니와 추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품들이 출품되었다. 그러나 회화와 조각, 공예, 사진 등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공모전인 만큼 좀 더 다양한 장르의 작품이 출품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없지 않았다. 여러 가지 어려운 여건
                 에서도 공모전을 이끌어가는 주최측의 의지는 칭찬받을 만하다. 또한 한국미술의 메카라고 할 수 있는 인사동에서 전시
                 가 열린다는 것도 이 공모전의 장점일 터이다. 공정한 심사를 위해 평론가들만으로 심사위원을 구성한다는 이 사실 하나

                 만으로도 대한민국현대미술대전에 대한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이처럼 이 공모전이 지향하는 방향과 목표가 신선하고
                 선명하므로 더욱 발전적인 공모전으로서의 위상을 확립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심사위원 : 김종근, 서성록, 신항섭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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