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 - 유영쾌 개인전 2023. 7. 12 – 7. 24 마루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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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光)의 길, 색(色)의 언어로 통찰과 모색



              글 : 김월수(미술평론가)









              예술(그림)은 보이는 눈으로 자연에서 사물의 형상을 관찰하고 재현하는 경우(구상)와 보이지 않는 사물의 본질이나 느낌을 표
              현하는 경우(비구상 또는 추상)가 있다. 유영쾌 작가는 구상과 추상의 경계를 아우르면서 사물과 본질에 대한 깊은 이해와 연구
              를 통해 빛과 색의 철학과 이론을 제시하고 단순한 본성적 아름다움에 담긴 생명의 가치와 빛의 길이라는 존재의 의미를 깨닫게
              하는 자신만의 독특한 작품세계(모듈 그림)를 보여주고 있다.


              <봄-벚꽃> 등 시리즈에서 보면 편안함과 안정감을 주는 삼등분 구도. 보색대비로서 감각적인 색채감으로 황홀한 특유의 미감과
              분위기로 감성을 자극한다. 자연의 현상 속에서 물아일체(物我一體)된 듯 직감(황홀한 느낌과 즉흥적인 느낌)을 통해 생명의 본
              질을 깨닫게 하면서 영혼의 울림으로 승화시킨다. 푸른 하늘 아래 흰색과 분홍색의 꽃잎으로 뒤덮인다. “좋은 소식”을 상징하듯
              꽃망울이 터질 때 화사한 벚꽃의 풍경 속에서 기쁨과 행복의 길을 깨닫게 한다. 대자연의 원초적인 힘과 작가의 순수한 마음이
              교감하여 만들어낸 황홀한 감성의 하모니로 승화시키고 기쁨과 희망을 노래한다. 여기서 주위 사물을 섬세하게 느끼고 표현하는
              감성(순간의 인상과 느낌)의 미학을 드러낸다. 현실 세계와 철학에서의 다양한 영향은 객관적 사실의 충실한 ‘재현’보다 사물이
              나 사건에 의해 야기되는 주관적 감정과 반응을 직관에 의존하여 ‘표현’하는 표현주의 미술의 성향을 보인다.


              <빛의 향연>, <행복한 정오>, <고향 가는 길> 등 시리즈에서 보면 원형(고도로 질서가 잡힌 결정체-줄무늬의 구조)과 빛의 스펙
              트럼을 연구하고 치유와 위로의 메시지(마음)를 담아 빛의 광휘와 오로라처럼 평면과 입체의 중첩과 변화를 통해 시각적이고 초
              현실적인 시공간을 표현하여 고유한 본성(無言)의 언어를 표상한다. “태양은 신이다.” 인상주의 선구자 윌리엄 터너의 말처럼 빛
              은 신의 상징이다. 신성한 빛의 길처럼 내면의 빛과 소리를 통해 통찰의 과정에서 깨닫고 빛과 색의 본질적인 아름다움으로 드러
              낸다. 이는 원자에서 나오는 빛(방출 스펙트럼 또는 선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이러한 조형적인 실험과정에서 뼈처럼
              형체의 근원에 내재한 기(氣)의 흐름(파동의 진폭)을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기하학적인 이미지를 소재로 하고 편안함과 안정감
              을 주는 수평 구도와 그 일부를 변형시켜 동적인 표현과 변화와 깊이를 강조한다. 보색대비, 색상대비 등을 통해 색의 언어와 색
              의 정취를 자극적이고 경쾌한 난색의 변화에서 오는 풍부하고 감성의 느낌으로 담아낸다. 오방색과 오간색(우주 변화의 원리)처
              럼 물질 고유의 것인 빛의 파장을 색으로 표현하고 추상 이미지를 조형의 형식으로 구현된 한국적 추상미술이라 할 수 있다. 문
              살처럼 수평선 또는 수평선과 서로 교차가 되는 사선이 한 편의 시와 같은 색채의 공간 속에서 단순미와 간결미로 담백한 미학을
              드러낸다.


              작가의 작품은 자연과 사물의 본질에 대한 작가의 직감과 내면의 빛(내면의 소리)을 통해 단순한 조형 요소와 언어를 3차원적 구
              조로 재구성하는데 투시하듯 사물의 내부 구조를 표현한 단면도처럼 하나의 단위가 여러 개의 작은 단위들로 다시 하나로 통합하
              는 “모듈 그림(modular picture)”의 세계를 구현하고 한국적인 추상의 세계를 완성한다. 보는 이로 하여금 씨앗처럼 우주의 중심
              으로부터 침묵하듯 깊은 인간의 내면으로 순수한 영혼의 울림(공명) 속에서 우리 자신과 우주가 하나 되는 느낌을 경험하게 한다.


              유영쾌 작가의 작업 노트에서 “공기 좋고 물 맑은 계룡산 중턱에 자리한 마을인 상신리에서 태어났다. 10대 때 상경하여 현재까
              지 도시에 살고 있지만, 언제나 맑은 공기와 태양의 강력한 에너지를 소원한다, 태양이 품고 있는 강렬하고 냉철하며, 포근한 빛
              을 색채로 모아 구상적인 회화로 표현하고 추상적인 한 폭의 그림과 그 언어로 무언의 대화를 시작해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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