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6 - 손홍숙 작가 화집 1983-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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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AGP 양동마을 Yangdong Village 53.0x45.5cm Oil Painting 2014 (2014 MIAF 유네스코세계유산회화제.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다. 물질성과 탈물질성을 활용한 기법 개선
<Nature & I>의 주요 기법은 그리기와 만들기 혹은 뭉개거나 부식하는 기법을 전제로 이루어진다. 독일 신표현주의에서 사용하고 있는 검고 브라운 칼
라가 도입되며 대담한 표현력을 절제하면서도 우람하고 시원한 광야와 거대한 파노라마와도 같은 공간을 설정한다. 자연 소재인 먹이나 안료 혹은 화학
적 공법에 의해 생산된 인공 물감 등을 동시에 사용하고 붓질 대신 grind 기법을 사용하여 표현의 한계를 넘어 상징적 인간미가 뿜어내는 효과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온몸의 육필과 촉필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생성된 그림자와 단순화 과정에서 생겨난 이미지들이 복합적으로 하나의 화면에 표현되고 있는
것이다.
칼리네스쿠는 그의 저술 Five Faces of Modernity에서 초기의 모더니즘 정신을 보들레르의 소설 속에 등장하는 여성의 낭만주의적이고 도발적인 표현
그리고 행위를 빗대어 설명하고 있다. 그것은 손홍숙과 같은 실험적 화가들이 행하는 도발적 정신과 사뭇 유사하다. 단순한 묘사처럼 보이지만 아방가
르드 정신을 발현하여 형성된 결과물로서 동판, 가루소재, 에폭시 등의 첨단 소재와 기법을 도입하여 금속성이 두드러지게 형성되는 등 번쩍이고 날카
로운 옵티컬 필링이 드러난다. 하지만 차가운 느낌보다는 부드럽고 우아하며 담백한 정서가 드러나게 하며 사물과 배경의 하모니와 게스탈트 기법에 준
한 대담한 구도를 설정하되 사물과 배경이 하나가 되는 결과물이 되게 한다. 그것은 보기와 느끼기를 동시에 행하는 현대인의 스피디한 육감을 스치듯
이 다가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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