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9 - 2025년 4월전시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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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AGP 예비 글로벌저작권자 김예나 작가가 작업하는 모습
잡성을 반영하는 새로운 표현 방식을 계속해서 찾아 나간다는 점에 있다. 바 무언가 추상적인 말을 걸어오는 느낌이었다"고 대답했다. 그림을 본격적으로
로 이러한 보편적 내용의 필요충분 조건들을 충족시키는 김예나 작가는 ‘예 시작한 건 10대 때다. 내면에서 요동치는 감정들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으로
술 정체성’이 확실한 <현대미술> 작가임에 틀림없다. 김예나 작가는 예나 플 그림을 택했다. 지금도 그녀는 캔버스 앞에서 자유롭게 춤을 추고, 음악을 들
로라는 예명으로도 활동하면서 지속적으로 자신의 그림을 통해 감정과 생각 으며 뛰어다닌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캔버스 앞으로 다가가 구상이 떠오르
을 전달하며, 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자 한다. 그녀의 는 대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다. 주로 영감이 떠오르는 밤에 작업하는 그녀
열정과 창의력은 보는 이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며, 그녀의 이야기는 많은 이 는, 그림의 제목들이 문득 떠오를 때까지 기다린다고 한다.
들에게 영감을 선사할 것이다. 그녀의 그림은 거침없고 생동감 넘치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 힘차게 쓱쓱 그려내는 그녀의 손끝에서는 화려하고 다양한 색감 결론적으로, 〔AIAM국제앙드레말로협회〕 회원 작가들 가운데서도 김예나 작
이 표출된다. 김예나 작가는 소중한 기억들을 스케치하며 행복을 찾고, 그 과 가는, 아직도 우리 미술생태계에 만연한 각종 사회적인 편견과 차별을 적극적
정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세상과의 소통이 자유롭지 않은 인 해외 미술계 진출을 통해 극복하고 차후에 국내시장으로 <브랜드 역수입>
그녀는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와 친구가 되어 일상의 순간들을 나누며 기쁨 과정을 거쳐 욕구불만을 해소할 수 있는 훌륭한 재원이라는 점에서 귀추가 주
을 느낀다. 김예나 작가의 그림 속에 자주 등장하는 토끼는 그녀에게 유일하 목된다. 왜냐하면 최근 몇 년 전부터 붐이 일기 시작한 “여성 현대미술가를 재
게 소중한 동물이다. 일상에서 소리에 예민한 그녀는 때때로 힘든 감정을 느끼 조명·재평가하고 역사 속에서 마땅한 명예를 되찾아줘야 한다”는 시대적 열망
기도 하지만, 토끼의 존재가 그녀에게 큰 위안이 된다. 물거나 짖지 않는 토끼 은, 1960년대 후반 북미 페미니스트 혁명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이다. 2010년
는 그녀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특별한 친구이기 때문이다. 이쯤에서 김예 대 중·후반에 되살아난 이 흐름은 2020년대에 이르러서야 급 물살을 타기 시
나 작가에게 미래지향적인 귀감이 될만한 청년 여성 작가를 소개한다. 국내미 작했다. 1971년 미술사학자 린다 노클린(Linda Nochlin)이 발표한 에세이 「왜
술시장에 도입된 세계적인 브랜드 ≪프리즈서울 2022≫를 통해 국내 화단에 위대한 여성 미술가는 존재하지 않는가? (Why Have There Been No Great
본격적으로 선보였던 영국 태생의 흑인 화가이자 세계 미술계에 떠오르는 신 Women Artists?)」는 많은 이들에게 개안의 기회를 주었다. 적어도 2010년대
예 작가 쟈데 파도주티미(29)는 인종-젠더-나이 등의 사회적인 편견과 차별 후반까지는 그랬다. 그러나 세계적인 미술 시장 웹사이트인 ≪ARTNET≫의
을 극복하고〔ADAGP 글로벌 저작권자〕의 ‘차세대 글로벌 리더’로 급부상 중이 공동 조사 결과 가운데 가장 충격적인 수치는 국제 경매 시장에서 여성 작가
다. 아직 한국 컬렉터들에게 낯선 쟈데 파도주티미는 이미 ≪글로벌 화랑계≫ 의 작업이 차지하는 비중에서 나왔다. 2008년 1월부터 2019년 5월까지 국제
에 수년째 오르내리고 있는 이름이다. 석사를 졸업한 지 4년, 20대 후반에 그 경매 기록을 총괄했을 때 여성 작가의 작품은 2%에 불과했던 것. 즉 주요 미
녀의 그림은 이미 경매 시장에서 약 20억원에 안팎에 낙찰되는 '블루칩'이 됐 술관에서 여성 작가의 재조명과 재평가에 홍보의 초점을 맞추고, 페미니스트
다. 1993년생 흑인 여성 화가의 그림은 이미 영국 ≪테이트 미술관≫의 영구 관점에서 미술사적 연구 성과와 그에 화답하는 언론의 조력으로 여성 차별이
소장 작이 됐다. 역대 최연소다. 2022년에 그녀는 세계 최대 갤러리인 ≪가고 꽤 많이 개선된 듯한 착시 효과를 불러왔지만, 실제로는 거의 그대로인 셈이
시안 갤러리≫의 전속 작가가 됐다. 수퍼 메이저 리그에 진출한 셈이다. 쟈데 다. 최근 ≪소더비≫의 몇몇 이브닝 세일즈에서 유색인종 여성 작가의 작업
파도주티미는 나이지리아 출신 영국 이민자 부모에게서 태어났다. 세 자매 중 물이 고가에 낙찰되는 등 새바람이 일었지만, 여전히 연간 낙찰 총액에서 그
첫째로 엄마는 공무원, 아빠는 평범한 경영 컨설턴트였다. 예술가로서의 길은 들이 차지하는 비율은 미미한 수준이다. 국내 실태는 어떨까? 아예 미술 시장
5살 때 열렸다. 폭스 키즈 채널에서 우연히 본 애니메이션 『세일러문』이 그녀 의 유의미한 통계 자료조차 없는 형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예나 작가
가 기억하는 첫 번째 예술적 영감이었다. 그녀는 어릴 때부터 색채에 대해서 가 성인이 되자마자〔ADAGP 글로벌 저작권자〕의 ‘종신회원’ 자격으로 등재가
예민하게 반응했다. 동네에 있던 노란색 2층 버스엔 자주 탔는데, 절대 빨간색 미리 예약된 이상, ‘새로운 정신’이 깃든 세계가 인정하는 차세대 기대주로 일
버스에 타지 않는 습관이 있었다고. 사람들이 그 이유를 묻자 "그냥 노란색이 취월장 성장해 나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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