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 - 이경애 초대전 2025. 9. 3 – 9. 14 세종뮤지엄갤러리 1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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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ing home – 영혼의 안식처
우리는 세상의 길을 걷는 나그네입니다.
일상 흩어진 삶의 파편들 속에서 문득 생각합니다.
“나는 어디로 무엇을 향해 걸어가고 있는가?”
그리고 그 질문은 결국, 가장 본질적인 그리움에 닿습니다. 집으로...
오랫동안 ‘Going Home’이란 주제로 정신적 안식처와 같은 집, 그 속에 담고 있는 비밀스럽고도 다양한 각 각의 삶의 형태를
유의미한 상징적 조형 언어로 전환 시켜 작업해 오고 있습니다.
수시로 옮겨 다니며 살아가는 유랑민 같은 현대인들이 잠시 머무는 유형의 집이 아닌 각각의 마음을 담은 무형의 집을 한 번
쯤 생각하도록 하였습니다.
집은 물리적인 공간을 넘어, 우리가 돌아가야 할 존재의 중심이며, 기억의 자리이고, 사랑이 시작되고 완성되는 장소입니다.
때로는 잃어버린 안식처로, 때로는 아직 도달하지 못한 약속의 땅으로,
화면 속 빛과 색은 이 복합적 감정을 조용히 증언합니다.
그런 면에 있어서 저의 작업은 가장 내밀한 곳을 향한 순례입니다.
특별히 이번 작품들은 ‘집으로’ 돌아가는 여정을 담았습니다. 잠시 그 길 위에서 만나고 스치는 것들로부터 얻은 감흥에 조금
더 마음을 쏟았습니다. 곳곳에서 발견되는 자연의 질서와 그 질서를 다스리는 절대자의 호흡과 손길을 마주하게 되면서 그
순간의 울림과 영감을 안고 안식처로 돌아와 말씀 앞에 서게 되었습니다.
“창세로부터 그의 보이지 아니하는 것들, 곧 그의 영원하신 능력과 신성이 그가 만드신 만물에 분명히 보여 알게 되었나니...”
(롬1:20)
생명에 대한 감탄과 보이지 아니하는 세계를 시각 언어로 감지될 수 있기를 바라며 여러 차례 씨름하다 손끝에 쥔 붓은 기도
의 숨을 머금고 비로소 시작됩니다. 화면 위로 번져가는 색채 속에 지나온 흔적은 풍경이 되고 인생 나그네처럼 길 위에 서서
얻은 영적 깨달음은 나를 집으로 이끄는 빛이 되었습니다.
많은 이들이 평안함을 누리고 싶다면 여기 너의, 그리고 우리의 집이 있다고 위로하며 작품 속에 깃든 시간과 감정을 함께 나
누는 자리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여러분에게 진정한 집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이번 전시가 여러분에게 단지 미적인 경험을 넘어, 삶과 믿음, 사랑과 회복의 장소로 초대하는 조용한 문이 되기를 바랍니다.
“만일 땅에 있는 우리의 장막 집이 무너지면 하나님께서 지으신 집 곧 손으로 지은 것이 아니요. 하늘에 있는 영원한 집이 우
리에게 있는 줄 아느니라.”(고린도후서5:1)
참 안식을 누리게 될 본향을 소망하며 집으로 가는 길이 행복이고 작은 천국이며 사랑과 기쁨이길 바라며 저는 또 한걸음 집
의 원형을 찾아 나섭니다.
- 작가 노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