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 - 이한 화랑미술제 2025. 4. 16 – 4. 20 코엑스 A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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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의 작품세계

                                                           글: 박영인(미술평론가)
             작가는 빛의 리듬(Rhythm of light)을 주제로 삼아,  온화하고 행복한 빛의 조화를 마음 속에
             새기며  축제의 이미지를 화폭에 담아낸다. 그는 창문으로부터 시시각각 변하며 들어오는
             빛의 움직임에서 리듬을 발견하였고, 빛이 투과되는 형상을 투명한 옻으로 표현함으로써 '빛의
             리듬'이라는 주제에 정착하게 된다.
             그의 작품의 주색(主色)인 옻에는 지대한 특성이 있다.
             옻나무에 상처를 내어 침출하는 액을 옻이라고 하는데, 채취한 직후의 자극적인 냄새가 나는
             유상액을 생 옻이라 한다. 생 옻에서 수분을 제거하여 착색제와 유성분 등을 첨가한 것을
             정제 옻이라 하며, 흑색의 검은 옻과 투명 바니시양의 막을 부여하는 투명 옻의 두 종류가
             있다. 이 옻의 두 성분, 즉 검은 옻과 투명 옻을 응용한 것이 이 한 회화의 특징이다. 삼국시대
             백제 무령왕릉 고분에서 다양한 옻칠제품이 천년을 견디어 현세에 전해지고 있는데, 이것은
             옻칠에는 탁월한 방부, 방습, 방수효과가 있고 화학반응에도 장기간 견디는 보존력이 있기
             때문이다.
             이와같은 옻의 특성을 활용하여 작가는 "빛의 세계에서 자신이  인식하고 있는 여러가지 현상을
             리듬' 이라고 명명하고 캔버스 위에 옻으로 빛의 여러가지 형상을 만들어 낸다. 그리고 그
             리듬의 다양한 형상에서 정신적 내면적 가치와 울림을 획득하기에 이른다.
             이러한 회화적 양식은 새로운 창조적 시도로서, 빛의 파장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며 리듬과 연관
             짓기는 쉽지 않은 것이었다. 그러나 작가는 어렸을 때 뛰고 놀던 운동회나 축제의  불꽃놀이와
             폭죽을 연상하면서, 시시각각 변하는 다양한 빛의 움직임(리듬)을 발견하고 이를 작품으로
             완성하였으니  작가의 독창성이 상당하다고 할 수 있다.

             이 한 작가가 오랜 각고 끝에 완성한 <빛의 리듬>은 바로 검은 옻과 투명 옻의 하모니에 의한
             회화적 결과로서 그 귀추가 자못 주목된다.

















                                 빛의 리듬(Rhythm of light), 38x53cm, 옻칠(ott-Painting on canv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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