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1 - 장혜홍 초대전 3. 4 – 3. 29 진부문화예술창작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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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적 추상(Abstraction Lyrique)을 그리기 위해





               60회 베니스비엔나레 병행전시 ‘NDH_Nomadic Party’ 초대되어 2023년에는 워크샵으로, 2024년 전시로 베니스
               를 다녀왔다.

               1998년부터 수원에서 국제진출 꿈꾸며 2015수원-뉴욕-베를린 아트프로젝트, 2017수원-유럽 아트프로젝트 진행
               하여 제57회 베니스비엔나레와 5년마다 독일에서 열리는 카셀도쿠멘타도 다녀왔다, 언젠가 전시로 베니스를 찾으
               리라 한 스스로의 약속을 지킨 것 같아 무척 기뻤다.


               예술가는 꿈을 꾸는 사람이고, 꿈을 주는 사람이라 했던가.
               서울의 변방처럼 보여지는 수원미술에 대한 오랜 문제점에 대한 스스로의 답을 찾고, 이는 어쩜 변방 미술처럼 취급
               되어온 섬유예술이라는 전공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에 대한 해결을 위한 여정이기도 했다.

               베니스비엔나레에서 노익장의 깊이를 알록달록한 색의 거대한 실뭉치들을 설치해 최고의 포토존이 된 섬유예술가
               쉴라 힉스(Sheila Hicks) 거대한 작품이나 카셀도쿠멘타에서 24m 긴 섬유천에 자수와 페인팅으로 지평선처럼 스
               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북쪽의 북극 근방 토착민 아티스트인 브리타 마리카_라바의 ‘이야기(Historja)’ 작품은 가슴
               을 울렸다.


               또한 다양한 색의 인디고 블루 면직물과 그 아래 인디고 화분들이 전시된 작품의 제목은 놀랍게도 ‘반란(Fundi)’이
               다. 흑인 노예의 노동착취에 대한 어두운 역사를 아름답게 역설적으로 표현했다. 한국에도 한단고기와 단군세기에
               기록된 고조선시대부터 쓰이던 청색이 쪽풀로 만들어져 쪽빛이란 청아하고 맑은 이름이 있고 조선시대에는 홍염
               장, 청염장이란 기관이 있었다.


               2024년 베니스비엔나레는 ‘어디든 외국인이 있다’ 제목으로 라틴아메리카의 원주민, 이민자들이 주제였기에 특히
               섬유가 소재로 쓰여진 작품이 엄청 많았다. 이제 예술의 경계는 사라졌다. 단지 창의적 생각을 어떻게 세련되게 표
               현하여 우리에게 순수하게 감동을 주는가가 중요하다.


               2024년 베니스비엔나레를 다녀온 후 오랫동안 마음에 두었던 서정적 추상을 시작했다. 수원 화성행궁옆 언덕 위에
               마련된 스튜디오에서 수원화성을 바라보면 사계절에 따라 변화가 다채롭다. 언제가 그려야지 시작한 작품을 나만
               의 회화적 표현으로 펼쳤다. 바탕은 한국전통색으로 만든 염색 물감을 칠하며 자개와 많은 혼합재료를 사용했다. 이
               제 시작인 서정적 추상이 어떻게 변화할지 작가인 스스로도 기대된다. 세상 모든 것을 표현할 수 있는 자유를 얻어
               서 기쁘다.




                                                             - 섬유예술가. 복합문화공간 행궁재관장  장 혜 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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