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4 - 메타코칭 공토 2024-03 챌린지 해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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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코칭 인지훈련 챌린지 2024-03
- 바른 자세로 몰입하여 읽는다.
메타집중력 - 중심 단어 5개를 적고 내용을 문장으로 만들어 본다.
장인정신의 숭고함
약재만 해도 그렇다. 옛날에는 숙지황을 사면 보통의 것은 얼마, 그보다 나은 것은 얼마의
값으로 구별했고, 구증 구포(九蒸九暴)한 것은 3배 이상 비쌌다. 구증 구포란, 찌고 말리기를 아홉
번 한 것이다. 눈으로 보아서는 다섯 번을 쪘는지 열 번을 쪘는지 알 수가 없다. 말을 믿고 사는
것이다. 신용이다. 지금은 그런 말조차 없다. 남이 보지도 않는데 아홉 번씩이나 찔 리도 없고, 또,
말만 믿고 3배나 값을 더 줄 사람도 없다.
옛날 사람들은 흥정은 흥정이요 생계는 생계지만, 물건을 만드는 그 순간만은 오직 훌륭한
물건을 만든다는 그것에만 열중했다. 그리고 스스로 보람을 느꼈다. 그렇게 순수하게 심혈(心血)을
기울여 공예(工藝) 미술품을 만들어 냈다. 이 방망이도 그런 심정에서 만들었을 것이다. 나는 그
노인에 대해서 죄를 지은 것 같은 괴로움을 느꼈다. “그 따위로 해서 무슨 장사를 해 먹는담.” 하던
말은 “그런 노인이 나 같은 청년에게 멸시와 증오를 받는 세상에서 어떻게 아름다운 물건이 탄생할
수 있담.” 하는 말로 바뀌어졌다.
나는 그 노인을 찾아가 *추탕에 탁주라도 대접하며 진심으로 사과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 다음 일요일에 상경(上京)하는 길로 그 노인을 찾아갔다. 그러나 그 노인이 앉았던 자리에
노인은 와 있지 아니했다. 나는 그 노인이 앉았던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허전하고 서운했다. 내
마음은 사과드릴 길이 없어 안타까웠다. 맞은쪽 동대문의 추녀를 바라다보았다. 푸른 창공으로
날아갈 듯한 추녀 끝으로 흰구름이 피어나고 있었다. 아, 그 때 그 노인이 저 구름을 보고 있었구나.
열심히 방망이를 깎다가 우연히 추녀 끝의 구름을 바라보던 *노인의 거룩한 모습이 떠올랐다.
(634자)
*추탕에 탁주: 간단히 차린 소박하고 소탈한 음식
*노인의 거룩한 모습: 장인(匠 人 )정신의 숭고함이 담긴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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