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 - 메타코칭 공토 2025-04 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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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코칭 인지훈련 시드 2025-04
- 문단 별 중요한 핵심구절에 밑줄치고 요약해 보세요.
메타분석력 - 논리적인 흐름을 연결하고 전체적인 주제를 파악해 보세요.
달팽이의 이사
1 호숫가 돌 틈에/ 달팽이가/ 살고 있었다. /
꽃도 풀도/ 없는 그곳은/ 너무나 밋밋하여/ 몸을 숨길 수조차 없었다./ 불어 대는
바람과/ 내리쬐는 햇볕이/ 달팽이를 매일 괴롭혔다./
2 어느 날 우연히 그곳을 지나가는 거미를 본 달팽이는 하소연을 했다. “이 세상은
너무나 황폐해 살수가 없어.” 거미는 의아한 눈빛으로 달팽이를 쳐다보며 말했다.
“무슨 소리야? 그럼 이사를 해. 저기 보이는 언덕만 넘어가도 살기 좋은 곳이
나오는데, 왜 굳이 이런 황폐한 곳에 살면서 괴로워하니?”
“언덕 너머에 다른 세상이 있다고?” 달팽이는 믿을 수가 없었다.
때마침 그곳을 날아가던 잠자리가 그들의 대화를 듣고 말했다. “원 세상에, 저
언덕 너머에 살기 좋은 세상이 펼쳐져 있다는 것을 모른단 말이니? 저 언덕
너머에서는 꿀벌이 향기로운 꽃 사이를 누비며 꿀을 모으고, 지렁이는 땅을 일구고,
나비는 꽃가루를 날라. 모두들 얼마나 재미있게 사는 줄 아니?” 거미와 잠자리를
떠나 보낸 달팽이는 몹시 흥분했다.
엎어지면 코가 닿을 저 언덕너머가 그처럼 좋은 낙원인 줄 몰랐고, 꿀벌과 나비와
지렁이가 그곳에서 그렇게 즐겁게 살아가는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다.
달팽이는 그곳으로 이사하기로 결심을 굳혔다. 그리고 거기서 한번 멋진 삶을 살아
보리라 다짐했다.
이틀 뒤에 꿀벌이 이사를 도우러 왔다. 머리 위에서 쨍쨍 내리쬐는 햇볕을 본
달팽이는 몸을 웅크렸다. “난 오늘 이사할 수 없어. 저 뜨거운 햇볕이 날 태워 죽일
거야!” 다시 이틀이 지나자 나비가 찾아왔다. 불어 대는 바람에 겁을 먹은 달팽이는
또 이사를 못하겠다고 버텼다. “난…. 오늘도 못 가겠어. 비 때문에 저 언덕을
아무래도 넘을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아.” 다시는 그 누구도 달팽이의 이사를 도우러
오지 않았다.
달팽이는 끝내 이사를 못했지만 때때로 즐거울 때면 그 언덕을 바라보며 이렇게
중얼거렸다. “난 몸이 약한 게 탈이야. 그렇지 않았다면 지금 나는 저곳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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