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 - 숙명작가 e-작품집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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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감으면 더욱 선연히 떠오르는 건 어머

        니 그리고 고향이 아닐까. 어릴 적 뛰어놀던
        고향은 농촌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곳이었
        다. 훌쩍 시간이 흐른 지금도 캔버스를 마주
        하면 잊힌 듯했던 유년의 기억이 추억의 이

        름으로 생생하게 되살아난다. 음표로도 표
        출할 수 있을 것 같은 내 존재의 멜로디다.


        나는 그 아름다운 자연의 멜로디를 캔버스
        에 붓으로 재현한다. 선과 색으로 메모리를
        복원한다. 서정(抒情)과 정서(情緖)의 교감이

        요, 과거 현재 미래의 교류며 소통이다. 사
        물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기보다는 거기에
        숨어 있는 양과 음, 기쁨과 슬픔, 설렘과 두
        려움을 리듬감 있는 멜로디로 치환해내는

        것이다. 그림으로 그려내는 그리움의 스토
        리텔링이라 할까.


        현재의 내가 과거의 나를 만나 대화를 나누
        고 또 미래의 어느 지점으로 데려가기도 한
        다. 그럴 때 나는 늘 무엇에 홀린 듯 마음이

        팔려 있다. 소풍을 떠나듯 마음 가는 대로
        붓을 맡기는 자유로운 동심(童心)의 여정이
        다. 그러면 내 안에 잠들어 있던 자연과 사
        물이 서로 접목하며 생명력을 갖고 살아 숨

        쉬기 시작한다.


         캔버스에 투영된 나의 언어는 나의 내면
         과 정서, 욕망을 반영한다. 그 메모리들이
         끊임없이 호흡하며 멜로디라는 궤도를 따

         라 무한한 연속성과 순환성을 갖고 그대
         에게로 다가가기를 나는 소망한다.


         내 유년의 기억. 그 편린들을 개인전이란

         이름으로 세상에 내보낸다. 영원히 귀가
         하지 않아도 좋다. 내 분신이기도 한 이

         작품들의 외출에 운동화를 신겨준 고마운
         이들에게 사랑의 인사를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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