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잠자고있는 은행나무 가지를 흔들고 철거된 아파트촌의 황량한 들판을 건너 창가에 서있는 나를 보고 온듯 내 굽어버린 손가락 마디에 아직도 겨울임을 일깨워 주는 아침. 작업대에 앉아 나는 기도를 하고 지난날 게으름에 시간에 쫏기듯 붓을 잡는다. 붓이 먼저가 아닌데 나는 무엇을 그릴 것인가? 세상일까? 나일까? 당신일까? 2020. 01. 이른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