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 - 신종섭 작가 e-작품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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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의 소리>와 그 반향(反響)- 신종섭의 근작에 부처


           80년대 신종섭이 주로 다루었던 산 그림은 풍경으로 서의 산 즉
           모티브로써 선택된 산이었다 . 감동적으로 바라보는 산,
           감정이입으로 서의 산이었다.


           산을 많이 그리는 작가들의 작품과 적어도 그리는 태도에 있어선 별
           차이가 없었다. 그러면서도 강렬한 색채 대비와 밀도 높은
           마티에르의 구사가 두드러졌다. 단조로운 대상이면서도 색채의
           독자성이 특별히 눈길을 끌었다. 말하자면 그것은 풍부한 회화성을
           내장한 것으로 조만간 대상에 속박되지 않는 자체의 형상화를
           꿈꾸고 있었던 것으로 인상되었다는 것이다. 2010년대에
           들어오면서 그의 화면은 놀라울 정도의 변모를 보이는데 그러니까
           이 변모는 이미 80년대의 산 그림 속에 예감되어 있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 같다.


           그의 변모는 일반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구상에서 추상으로라는
           수식에 대입될 수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아직 완전한 추상의
           단계라고 보기보다는 반추상의 경지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변모는
           단순한 자연스러운 추이로 서의 그것이기 보다는 혁신이란
           차원에서의 그것이다. 산은 산이되 단순한 풍경으로 서의 산이
           아니라 작가의 내면에 들어와 독특한 육화(肉化)의 역역에 도달한
           또다른 현전(現前)이다. 나이70대에 이르면서 이 같은 자기혁신을
           도모한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지 않을 수 없다. 대부분의 이 연령대의
           작가들에게서 발견되는, 이미 이루어진 자기 세계에 안주하는
           경향과는 전혀 다른 태도이기 때문이다.


           그가 왜 산에 집착하는 지는 최근 한 미술잡지에서의 인터뷰에서
           밝히고 있다.

           “산에서 얻은 감흥을 작품화 할 때 각 봉우리들은 작은 산이지만
           크게 보면 그 봉우리들이 모여서 하나의 산을 이룬다는 점을
           표현하고자 했어요. 각 봉우리들의 울림이 모여서 마치
           오케스트라를 이루는 것과 같았죠. 그러한 울림들을 모아서 산의
           웅장함을 나타내고 싶었습니다.”
                                                                                 山의 소리-精氣 II, Oil on canvas, 162.2x112.1cm. 2017.

           이 언술은 그의 변모의 심경이랄까 내역을 가장 진솔하게
           대변해주고 있다. 무엇보다도 울림이란 단어가 그의 작품에
           접근하는데 주요한 키워드란 사실에 접하게 된다. 울림이 모여서
           오케스트라를 이루는 장면이야 말로 그의 변모를 웅변으로
           말해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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