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 - 69세 각본집 미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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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8. 7 / 오리엔테이션


                            조연이 빛나기 보다는
                            주인공이 유리한 쪽으로

                            며칠 전 폭염에 처절한 휴가를 보낼 때, 기린제작사 대표님과 피디님은 영진
                            위(영화진흥위원회) 독립예술영화 제작지원 약정서를 체결하셨고, 오늘은 나
                            와 피디님이 서울 영상위원회에서 오피스 사용 약정서 체결 및 오리엔테이션
                            을 가졌다. 피디님께서 어쩌면 앞서 준비 중이던 김태용 감독님의 작품이 아
                            닌, <69세>가 극영화로는 기린제작사의 창립작이 될 지도 모른다는 말씀에
                            ‘폐 끼치면 안 되는데.’라는 생각과 동시에 ‘그래서 애정 더 가져주시겠지?’ 하
                            는 마음이 컸다. ‘훗날 애증이 되시려나?!’


                            프로덕션 사무실은 10월부터 출근이니까 그 사이 시나리오와 혼잣말하며 지
                            내는 시간이 많으니 심심하기도 하고(사실 바쁘다), 때때로 그날 맴도는 생각
                            들을 기록해두기 편한 블로그를 택했다. 본격적인 프리프로덕션은 아니니 프
                            리를 더해 ‘프리(Pre)+프리 프로덕션’이라는 이름의 게시판이 되었다. 거의
                            유령회사가 된 듯한 오래된 블로그에 이전 게시판들을 청소하고 (비공개전
                            환) 빈 사무실에 작은 화분 하나 갖다 놓은 기분으로 쓰고 있다. 원래 재고를
                            쓸 때나 작업의 성격이 바뀔 때마다, 실은 그 어떤 많은 핑계를 갖다 대며 책
                            상 배치를 자주 바꾸는 편인데 뭐 그런 거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각설하고,
                            해결되지 않은 인물이 있어 피디님께 지하 커피숍에서 설명을 드리다 마음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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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효정과 동인이       A안 으로 기울어졌다. 사실, 나는 B안 으로 돌파해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
               이야기 중심인
                            런데 왜 말을 꺼내면 A안을 더 설득하려드는 것인지(일전에도 그랬다)....오늘
            2 성폭력 피해자를          의 결론은 그렇다. B안은 피해자가 둘이 되어 효정의 이야기가 약해질 수 있
               둘로 효정 외, 동인
                            고, A안은 조력자인 동인이 효정을 자극하고, 갈등을 일으킴으로써 효정을 좀
               의 아들 현수의 고
               등학생 수영선수     더 입체적으로 그리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지 않을까.
               딸. 듀얼구조로 가
               는 방향.
                            현재는 후자가 맞다. 며칠 후, ‘아니야. 그건 틀렸어!’라는 결론이 나와도 이
                            글은 절대 삭제 안 하기로 다짐.


                                                                                                    - 01 : 15 피치 우롱티를 마시며


                            “A안 시나리오가 영화에 반영되었고, 이 글을 삭제하지 않고 둔 것이 새삼 다행이었다. 다음
                            시나리오를 쓸 때도 이같이 마음의 길이 왜 그 쪽으로 향하고 있는지를 기록하는 일은 중요하
                            겠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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