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4 - 차정숙작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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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노트
그림 안에 있을 때,
나는 과거로 현재로 미래로 마구마구 날아다닌다.
과거에 나의 살던 고향, 노을지는 저녁 무렵,
화려한 석양과 반짝 반짝 빛을 발하던
온갖 아름다운 풀들과 풀꽃들,
그 사이로 옹색하게 자리를 유지하는 오솔길,
살랑대며 간질이 듯 불어주던 바람,
그 바람에 맞춰 춤을 추듯 일던 풀들의 아름다운 향연.
그 길 끝에는 저수지가 있었다.
반짝 대던 물결들.
그 곳은 나를 늘 상상의 세계로 데리고 갔다.
빛이 한없이 쏟아지던 학교의 소나무 숲도,
정겨운 곳에서 행복하게 지냈던 어린 시절,
그 어린 시절의 아름다움이 지금껏 나를
자연의 한 사람으로 만들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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