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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asaan, Kang - Incidental Dominion in Life
 Hwasaan, Kang - Incidental Dominion in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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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원한 숙제
         강구원- 우연의 지배(Incidental dominion in Life)


                                                                                   글/ 이종태(신학)



         난 강구원 화백의 그림을 논하기  전에 그의 인간성과 인격에 관하여  매력을 느끼곤 한다. 한마디로 강구원을  정의 하자면 그는
         젠틀맨이다. 강화백의 모습을 보면 마치 초대교회 사막의 교부들이 세상의 번민을 탈출하고 오직 신과의 깊은 묵상을 하기 위해
         묵묵히 사막에서 수행하는  수행자들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그는 나의 아름다운 벗이자 마치 카톨릭 교도들이 사제들에게 자
         신의 은밀한 비밀을 고백 하듯 강화백은 나의 목자적 존재인지도 모른다. 이런 이미지 때문에  삶에 지친 사람들에겐 그는 평안의
         안식처이다.


           강화백이 수년전  유럽 방문중 영국 런던에 왔을때 나의 이웃 조온(joan) 할머니댁에 잠시 머물면서 가까운 아름다운  리젼트 공
         원 (Regent’s Park)에서 작품 활동을 한 적이 있다. 깔끔하고 조용한 조온 할머니는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강화백의 신사도에 대하
         여 극찬을 한 적이 있다. 강화백이 곱게 그린 장미는  조온 할머니의 거실에 가보처럼 귀하게 보존 되어 있다. 그는 런던 ,웨일스 지
         역 등을 다니면서 외국 대학 캠퍼스에서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그림 작업에 몰두 한 적이 있다. 그가 남긴 작품 중 하나는  고서들
         로 가득한  영국 한  대학도서관에 소장 되어 있다.

          언젠가 살을 베이는 듯한  추위를  무릅쓰고  이른 새벽에 겨울 산행을 한 적이 있다  마치  얼음장위를 거닐듯 집중하지 않으면 쓰러
         지는 그러한 찰나에 수백 장의  강화백의 그림이 영화 필름처럼 불현듯 머리에 솟아올랐다. “우연의 지배”는( incidental dominion
         ln life)그가 한 번도 바꾸지 않은 테마이고 삶의 어젠다이다. 우연(incidental)이라는 것은 참으로 묘하다. 모든 역사의 동력은 사실
         우연으로 부터 시작한다. 사실상 우리의 일상사는 우연이라는 사건을 통과하면서 필연의 마침표를 찍는다.  우연의  만남으로 인하
         여  필연적 고난을 동반하는지도 모른다. 언제 보아도 강화백의 순수함과 중후한 모습은 변함이 없다. 마치 오랜 거목이 찬바람을
         거부하지 않는 넉넉한 모습이 강화백에겐 있다.


          악몽의 IMF 시절 그는  소시민들이 경제적 어려움을 토로 하던 그때 그는 포천 주막 에서 “난 경제적 어려움이 무엇인지 모릅니다.
         항상 똑 같은 삶을 사니까요.” 그는 계절 중 가장 힘든 계절은 늦가을 이라고 했다. 왜냐하면 엄동설한이 닥치는 겨울을 준비하는
         마음의 압박 때문이다. 가을의 화려한 낙엽도 강화백의 느낌은 궁핍한 사람들의 애환과 닿아있다.


          그의 작품전시 때는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간다. 한 여류 시인은 그림 앞에서 울기는 처음이라 고백하고,  어린친구는 “저것도 그림
         이냐? 나도 그리겠다.” 라고 말한다. 어떤 환경운동가는 지구를 살리는 그림이라 환호하고  파란 눈을 가진 외국인 비평가는 “열정
         과 에너지와 혼돈이 가미된 로맨티스트”라고  하는 등 그의 그림엔 해석이 분부하다. 강화백의 그림에 정확한 답을 얻을 수는 없다.
         아마 답을 얻을 수 있다면 강화백 자신도 붓을 놓았을지도 모른다. 한마디로 그는 그림 아니면 못사는 철저한 프로다. 그의 완성된
         작품 하나하나는 불꽃 튀는 생명이다. 추함과 아름다움의 조화 (harmoney between the uglification and beauty) 동과서의 만
         남 meeting between the East and West 상생의 신비 co-existence of mystery 무한적  욕망의 자유 속에 절제가 그의  그림에
         담아 있다. 하지만 이것은 나의 상상력에 근거한 것뿐이다. 난 아직도 해탈(  emancipation of self) 되지 못해서 일까 아니면 혼돈
         Chaose)의  유성(planet)을 지닌 채 살고 있기 때문일까  우연의 지배는  풀리지 않는 영원한 숙제다 아니 “우연의 지배”는 우리 인
         류가 살아 있는 동안 풀어야 할 영원한 숙제 일지도 모른다.


          평생 부와 명예를 거부하는 몸짓으로 강화백을 뒷바라지 하는 사모님의 아름다운 마음씨에 축복을 빈다. 마지막으로  그를 사랑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롱펠로우  “화살과 노래”를 대신하여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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