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6 - 강화산의 작품세계
P. 226
Hwasaan, Kang - Incidental Dominion in Life
Hwasaan, Kang - Incidental Dominion in Life
6
Fishing
2007, 02, 23
이혜주
참 편치 않은 세상에서
편한 밥을 먹었으니
받고도 안 받은 듯
말을 하고도 안한 듯
복된 밥을 먹었으니
고기 냄새 생선 냄새도
꾸미지 않은 향을 꺾을 수 없는데
시들어 외로움 접느라
둥글게 앉아 봐도
걸리는 이 뼈요, 진흙이라.
쉬어 갈 곳 없는 타인으로 들어서는
천근 무거운 아침
눈 뜨고 싶지 않은 아침을 만나고자
불길의 밥을 먹고자 태어나지 않았는데
전쟁터에 불안한 눈길로 그대는 무엇을 낚고자 하는가
나다운 것이 길이라 새날이라
떠돌지 않는 본래로 천리만리
귀하게 품으면 어느 날 왔다간 사람인데
바람 앞의 등불 같은 수문장의 번뜩이는 칼날에는
증거가 사람이요 사실이 아니면 말이 아니라
나는 역사의 사람이요 현 시대의 증거요
하나의 오점도 없는 불가능한 하루의
완벽한 승부사 고쳐쓸 수 없는 법이라
먹었냐 안 먹었냐
바람을 가르는 칼날
너와 나의 거리는 얼마큼이냐
명칭만큼
잘 꾸려온 자기 자랑만큼
돈 못버는 시인은 사람이 아니고 가난할 뿐인 열외의 사람
시 한 줄에 낚여드는 배고픈 빨간 아가미, 되돌린다. 시를
1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