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2 - 칭의와 성화-김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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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면류관’이라는 말을 이와 같이 우리의 구원과 우리의 사역의 열매, 둘 다에 적용하여
쓰는 것은 그가 ‘은혜’와 ‘소명’을 앞서 본 바와 같이 구원과 사명, 둘 다에 적용해서 쓰는
것과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서, 사실은 하나로 통합되는 것입니다. 그 사실을 잘 이해하는
것이 아주 중요한데, 그것을 위해서는 상당히 긴 설명이 필요하므로 여기서는 생략하겠습
니다.
바울은 ‘상’ 또는 ‘면류관’이 하나님으로부터 ‘칭찬’을 듣게 하는 것이고(롬 2:29; 고전 4:5) ‘
자랑’할 수 있는 것이라고 합니다(빌 4:1; 살전 2:19~20). 그러나 이 ‘자랑’과 관련해서 바울
이 자신의 ‘육신’(자신의 지혜, 능력, 의, 가문, 학벌, 성취 등)을 자랑하는 것을 죄의 본질로
경계하며, 오직 “주(만)을 자랑하라”라고 거듭 당부한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고전 1:31;
고후 10:17; 롬 5:11; 갈 6:14; 빌 3:3; 렘 9:22~23). 즉, 우리의 하나님 나라를 위한 사역의
열매를 자랑스럽게 여긴다 해도, 그것이 자신의(육신의) 성취인 양, 그리하여 남에 대해서
우월감을 가지고 할 것이 아니라, 그것도 하나님의 은혜에 의한 것으로 인식하며, 자신을
통하여 나타난 하나님의 은혜/은사를 자랑한다는 자세로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고린도전서 15:10에서 바울이 그런 자랑의 모범을 보입니다. “나의 나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로 된 것이니 내게 주신 하나님의 은혜가 헛되지 아니하여 내가 모든 사도들보다 더
많이 수고하였으나 내가 아니요 오직 나와 함께하신 하나님의 은혜라.”
바울이 고린도전서 3장에서 사도들의 사역을 예로 들어 설명한 ‘행위대로’의 최후의 심판
과 ‘상’에 대한 가르침을 일반화하여 우리 모두에게 적용해 봅시다. 우리가 칭의 된 사람들
로서, 즉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 하나님의 통치를 받고 사는 사람들로서, 날마다 그 통치를
대행하는 하나님의 아들 주 예수 그리스도의 주권에 순종하는 ‘믿음의 순종’을 하면(롬 1:5;
16:26), 즉 윤리적 선택의 순간마다 ‘하나님의 법’/‘그리스도의 법’, 즉 이중 사랑의 계명을
지키는 삶을 살면 우리는 ‘의의 열매’를 맺게 되는데, 그 ‘의의 열매’가 결국은 무엇입니까?
인권을 증진하고, 정의를 세우며, 화평을 이루는 것, 즉 공동체의 삶에 샬롬이 이루어지게
하는 것 아닙니까? 결국 이 세상에서 하나님 나라의 샬롬을 임시적이고 불완전한 형태로
나마 실현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하나님의 통치에 ‘믿음의 순종’을 하여 의를 이루고 하나님 나라의 샬롬을
실현하라는, 모든 성도에게 공히 요구되는 일반적인 요구와 함께, 우리 각자가 하나님 나
라(집) 건설에 있어 다양한 부분을 맡도록 개별화된 소명을 받았다는 것을 위에서 설명했
고, 바울과 다른 사도들의 예에서 방금 살펴보았습니다. 우리 모두는 목사로서, 선생으로
서, 의사로서, 엔지니어로서, 사업가로서, 농부로서, 정치가로서, 예술가로서, 주부로서 각
자 하나님의 집의 한 귀퉁이씩 쌓아 올리도록 소명되었습니다.
또한 바울은 자신이 하나님의 구원의 경륜 가운데 이방인들에게 복음을 선포하도록 하기
위해서 사도로 소명 받은 것을 인식하고(갈 1:15~16), 이방인들에게 (자신의 구원의) ‘빚을
진 자’의 심정으로(롬 1:14) 그들에게 복음을 선포하되 자비량의 희생적 자세로 그들을 섬
겼다는 것(고전 9:15~18; 살전 2:3~11; 등), 그리하여 하나님 나라 건축(또는 하나님의 구
원의 경륜)에 있어서 그에게 맡겨진 부분을 ‘금과 은과 보석으로’ 지었다는 것, 즉 예를 들
어, 빌립보 교회와 데살로니가 교회를 흠 없고 영광스런 교회로 세워 올렸다는 것, 그 사실
들이 후의 심판의 불에 의해 찬란히 드러나게 된다는 것 등을 살펴보았습니다.
우리 모두에게도 똑같은 원칙이 적용됩니다. 바울과 같이 우리도 하나님 나라 건축(또는
하나님의 구원의 경륜)에 있어서 우리 각자에게 주어진 소명에 대한 뚜렷한 인식을 가지
고, 우리의 소명의 대상을 ‘빚진 자’의 심정으로 섬기라는 것이 하나님/주 예수 그리스도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