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3 - 송현숙 작가 e-book _범이 호호_展(개인전) 도록 2022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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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전시 그리고 사람


                        “임인년을 맞아 오랜 시간 연구해온 호랑이를 테마로 전시를 열게

                        되었습니다. 좋을 호[好] 자와 범 호[虎] 자에 담긴 의미처럼 호랑
                        이를 통해 ‘호호’ 웃음 지을 만큼 좋은 기운을 선사하고 싶습니다.”

                        송현숙 작가는 민화 속 호랑이에게 첫눈에 반했다. 우연히 방문한
                        민화전시에서 까치호랑이를 본 것이 발단이었다. 까치와 장난을 치

                        는 그 자태가 어찌나 사랑스럽던지, 송현숙 작가는 그 자리에서 배
                        꼽을 잡고 웃었더랬다. 그때부터 그는 호랑이에 애정을 쏟으며 시

                        그니처 캐릭터들을 탄생시켰다. 색동 꼬리로 하트를 그리는 호랑이,
                        전통탈을 쓰고 한바탕 신명나게 춤을 추는 호랑이 등. 온 세상 행복

                        한 호랑이란 호랑이는 모두 모인 듯하다. 송현숙 작가의 작품에는
                        우리 민족의 문화와 정체성을 담고자 한 노력이 깃들어있다. 호랑

                        이나 까치 꼬리에 색동을 입히거나 얼굴에 하회탈, 양주별산대놀이
                        탈 등 전통탈을 씌운 것이 일례다. 호랑이 표정 면면에서도 작가의

 어진 송현숙 초대개인전           의도가 돋보이는데 해학적이면서도 우리 민족 특유의 선함, 낙천적                                    송현숙, <5월 5일>, 113×63㎝, 벽지에 한국화물감, 먹
 <범이 호好호虎>展             성격이 묻어난다. 유독 화폭에 생동감이 넘치는 이유는 송현숙 작
 호랑이 기운                 가가 숱한 날을 거울에 서서 표정과 포즈를 직접 연구했기 때문. 최                     호랑이 그림은 그에게 수상의 영예를 수차례 안겼다. 처음 그린 호

                        근에는 ‘봄범 시리즈’와 같이 문자도를 접목한 작업이나 혁필 기법
 샘솟는                    을 활용한 독특한 미감의 작품을 만들어가고 있다.                               랑이 작품으로 2018년 (사)한국민화진흥협회 공모전에서 입선한

                                                                                  이후 굵직한 수상을 이어오며 2019년 대한민국전통채색화 공모전
 행복충전소                                                                            에서 최우수상, ‘2019 Blue Awards 서울·상품문화디자인 국제공

                        나만의 그림, 나만의 호랑이
                                                                                  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최근에는 한국적 미감이 살이 있는 민
                        학창시절 송현숙 작가는 미술과제 하나만으로 밤을 새울 만큼 그
                                                                                  화 캐릭터를 만드는 것은 물론, 혁필화를 문자도 형태로 민화에 접
                        림에 열정적이었다. 하지만 공부만이 학생의 본분이라 여긴 아버
                                                                                  목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지 탓에 자유로이 붓을 쥘 수 없었다. 그가 아버지 몰래 집 밖 가로
                                                                                  “그림에 늘 절실한 염원을 가지고 있었어요. 지금 붓을 들어 나만의
                        등 아래서 새벽 내내 그린 그림은 미술선생의 눈에 띌 만큼 남다른
                                                                                  그림을 그린다는 것 자체에 오롯한 행복을 느낍니다. 제가 느낀 이 행
                        미감을 뽐냈지만 그에게 미술의 길은 쉬이 열리지 않았다. 오랜 공
                                                                                  복을 많은 이들에게 작품으로 전하고 싶어요. 이젠 아버지도 하늘에
                        무원 생활과 육아 끝에야 다시 붓을 쥐게 된 그는 사방팔방을 다니
                                                                                  서 제 작품 보시며 흐뭇하게 웃고 계시지 않을까요(웃음).”
                        며 수채화, 한국화, 서예, 뎃셍 등 다양한 장르를 섭렵해나갔다. 그

                        렇게 그림을 그린 지도 어언 15년, 민화를 시작한 지는 10여 년 차.
                                                                                                                    월간민화  2021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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