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 - 최근일 작가 e-book 2022 03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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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빛나는 밤에-몽유화(夢遊花), 53.0x20.7cm, oil on canvas, 2021
집약적 묘사력에서 오는 서정적 감동,
흩어지듯 날리고.
2020 TAKE ART HOME 평론
최근일 작가는 만개한 배꽃에 그의 예술은 집중되어 있다. 그의
작품은 배꽃의 집약적 묘사력과 화면 구성 그리고 서정적 어법에
관심이 간다.
우선 배꽃은 섬세하게 꽃잎과 꽃술 나뭇가지 등 하나하나가 사실
적으로 묘사되어 있어 감동적이다. 꽃잎은 투명하여 바람에 쉽게
날릴 수 있는 순박함과 연약함을 가지고 있다. 특히 배꽃의 백색
은 달이 뜬 밤이면 더욱 빛을 발하게 되어 많은 시인들은 여인네
의 속살에 비유로 그 아름다움을 표현하였다. 최 작가의 배꽃은
사실성을 넘어 감동을 주고 있다.
그리고 화면구성 또한 배꽃의 감동을 부연하기 위한 화면에 충분
한 여백을 주었다. 그 여백에는 배꽃의 이미지가 돋보이게 하는
흩어지는 꽃잎과 피지 못한 꽃봉오리의 간결한 설명으로 화면구
성에 조형적 완결성을 강조시켰다. 다 피지 못한 꽃봉오리가 바람
에 흩어지듯 그의 작품은 배꽃의 완결성과 함께 안타까운 카타르
시스를 함께 담아내고 있어 보인다. 이러한 그의 작품은 배꽃의
높은 완성도와 화면의 전반적인 구성은 서정적 감동을 주는 데 있
어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특히 그의 사실적 묘사를 해내기 위한
많은 시간을 통한 습작을 통한 달필達筆을 얻을 수 있었는가?에
격려를 보내고 싶다.
예술의 감동은 서정성에서 출발한다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공통
미적 정서이다. 이러한 점으로 보자면 최근일 작가의 예술은 일
단의 성과를 일구었다고 본다. 그러나 최 작가는 젊은 작가로 앞
으로도 많은 예술적 변화를 요구받게 될 것이다. 사물에 대한 사
실적 재현의 파고를 넘어 확장된 미학과 과 세계관으로 보다 넓고
깊은 예술의 바다를 자유롭게 항해할 수 있기를 바란다.
C H O I K E U N I 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