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금다
담다
비우다
『빗방울이 연잎에 고이면
연잎은 한 동안 물방울의 유동으로 일렁이다가
어느 만큼 고이면 수정처럼 도르르 연못으로 비워 버린다』
-법정-
연잎이 자신이 감당할 만한 무게만을 싣고 있다가
그 이상이 되면 비워 버리는 광경을 표현한 것이다.
그렇지 않고 욕심대로 받아들이면
마침내 잎이 찢기거나 줄기가 꺾이고 말 것이다.
연잎에 깃든 비움의 자세와 느긋한 여유
작업 과정이 힘들고, 시간에 쪼들리며,
바삐 돌아가는 세간의 일상
비움과 절제의 마음을 연잎에 담아
또 다른 시작을 드러내고자 했다.